그 말을 듣고 보니 바느질이 엉성한 가방과는 많은 차이가 났다.
부끄러워진 나는‘아줌마, 저는 아줌마 가방이 뭔지 모르지만 그냥 가볍고 쓰기 편리해서 산 것 뿐이랍니다. 명품 흉내고 싶어서 산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냥 빨개진 얼굴만 두 손으로 감싸고 창밖만 내다 볼 수밖에 없었다.
나는 샐러리맨의 아내다. 그러니 명품 같은 것은 꿈도 못 꾼다. 아니 안 꾼다. 그렇다고 명품 들고 다니는 것을 흉내 내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이런 내게 사람들은 말한다.“인제 그 나이 됐으니 제대로 된 것 하나 장만해라.”그럼 내가 가진 물건은 다 몹쓸 물건이란 말이던가? 내가 그리 초라해 보이더란 말인가? 싸고도 좋은 물건 널렸다. 내가 쓰기 편하고 좋으면 되지 왜들 그리 안달인지 모르겠다. 씁쓸하다.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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