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1시간 가꾼다
현산면 만안리 금쇄원

현산면 만안리에 자리한 금쇄원을 정원도 건물도 풍경처럼 펼쳐져 있다. 이곳은 박인석·이길자 부부가 자연을 벗 삼아 살아가는 공간이기도 하다. 
현산면 만안리에 자리한 금쇄원을 정원도 건물도 풍경처럼 펼쳐져 있다. 이곳은 박인석·이길자 부부가 자연을 벗 삼아 살아가는 공간이기도 하다. 

 

 널따란 마당에 시원하게 뻗은 소나무, 잔디밭에 뛰노는 강아지가 풍경이 되는 곳. 현산면 만안리에 위치한 금쇄원이다.
우리나라 정원문화의 진수를 보여줬던 고산 윤선도. 현산면 만안리 금쇄동은 고산이 산속에 아름다운 정원을 짓고 은둔했던 곳이다. 고산의 정원 정신과 그의 풍류를 따르고자 이곳에 터를 내린 금쇄원 정원은 어떤 모습일까.
박인석‧이길자 부부가 이곳을 가꾼 지도 18년이 됐다. 해남문화원에서 활동했던 박씨는 고산의 정원사상과 그의 문화 풍류를 잇고 싶어 고산의 흔적이 서린 현산면 만안리에 자리를 잡았다.
부부는 아침 6시30분이면 밖으로 나와 마당을 가꾼다. 이틀에 한 번 마당을 가꾸며 세월을 보낸 지도 20여 년이 됐다. 8,300평 규모의 넓은 터를 가꾸는 데는 부지런한 부부의 손끝이 있어서다. 
이곳에 발길을 들이는 이들은 정원의 규모와 정성에 놀란다. 오롯이 부부 두 명이 가꾸는 이곳은 언제나 정결하다. 여름이면 여기저기 무성하게 풀이 자라다보니, 승차식 잔디깍기도 마련했다. 이마저도 없다면 풀을 매다가 쓰러질 지경이란다. 
넓은 잔디밭은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정자에 앉아 그 풍경을 바라보는 맛이 즐겁다. 
이곳 정원은 시원한 조경이 특징으로 높다랗게 뻗은 홍송과 해송이 눈길을 끈다. 12년 전에 박씨가 심은 소나무로 당시 3m 정도였으나 세월이 묵어 4~5m를 훌쩍 넘게 컸다. 
부부는 잔디밭에서 높다란 소나무 위로 펼쳐진다. 풍경을 가장 좋아한다. 비가 오는 날이면, 낮게 내려앉은 안개가 소나무와 산능성이를 감싸 안아 풍광이 일품이다. 
마당에는 언제부터 이곳에 있었는지 모를 오래된 팽나무도 자리하고 있다. 박씨는 자연을 최대한 살리며 가꾸는 것이 조경의 원칙이라며, 팽나무가 오래도록 이 자리를 지킬 수 있게 정전을 해주며 가꿨다고 설명했다. 

현산면 만안리에 자리한 금쇄원을 정원도 건물도 풍경처럼 펼쳐져 있다. 이곳은 박인석·이길자 부부가 자연을 벗 삼아 살아가는 공간이기도 하다. 

 

 또 단풍, 애기동백 등 다양한 수종을 시원하게 배치했고, 철쭉과 홍가시나무로 포인트 식재를 했다. 마당에 놓인 돌은 마당 전체의 무게 중심을 잡아주면서 누구나 잠시 쉬었다 가는 벤치가 된다. 정원 곳곳에는 절구며, 돌이 놓여있다. 
금쇄원의 출발은 국악원이었으나 현재는 지인 위주 펜션으로 운영되고 있다. 
누구나 한데 어울려 남도 풍류를 즐기는 장소는 바로 잔디밭이다. 부부는 다양한 국악 행사를 열어 누구나 남도 풍류를 즐기도록 놀이판을 벌인다. 운이 좋으면 판소리 명창인 부부의 아들에게서 판소리 한가락을 들을 수도 있다.
부부는 이렇게 잘 가꾼 풍경을 둘이서만 보기 아깝다는 마음이 들었고, 마을 주민들에게 이 공간을 개방해 함께 발전하는 방향을 모색 중이다. 
대흥사와 가깝다보니 이 공간을 잘 활용해 마을 주민들과 다양한 체험을 열어 소득을 올리고 싶다. 동네청년들과 함께 6차산업을 모색해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어 마을에서 나오는 농산물을 판매하고, 함께 어울리는 마을기업도 생각하고 있다.
한편 이곳에는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정원 뒤로 이어지는 언덕에는 유기농 보리밭과 산책길, 족구장이 있다. 
또 연못과 한옥이 하나 된 건축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부부는 자연을 벗 삼았던 고산을 따라 오늘도 자연과 어울리며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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