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한 기송 백형배 혼 서린 작품들

 

삼산면 대흥사 입구 기송정은 작고한 기송의 서예작품들이 먼저 손님을 맞는다.

 배우지 못한 한, 아버지 몰래 책가방을 숨기며 중학교를 가야했던 기송의 배움의 한이 묻어있는 작품들. 자식들이 성장해 그의 품을 떠나자 그가 가장 먼저 한 일도 붓을 드는 일이었다.
 백련 윤재혁 선생의 슬하에 들어가붓을 잡았던 날, 그 설레임에 다음날부터 새벽 4시면 학원으로 달려가 저녁 6시까지 붓을 들었던 그였다.
 붓이 좋아 식당을 운영하면서도 시·서·화를 그 려왔던 그였지만 이젠 그 원리를 터득하며 붓을 들게 된 것이다.
 쓰고 또 쓰고, 한 획 한 획이 종이에 스며들 때마다 그의 가난했던 영혼도 채워졌다.
 붓이 자신의 삶 깊숙이 자리잡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백련선생에게 붓을 배우기 시작한 2002년 그해에 첫 출품한 작품이 전국대회에서 입선을 한 것이다.
 그는 오서체(전서, 예서, 해서, 행서, 초서)를 모두 연마했다. 모든 서체의 뿌리를 파고 또 파며 그만의 서체를 써 내려갔다. 그리고 행서체의 매력에 빠졌다.
 그의 소망대로 그는 세상을 떠날 때까지 붓을 들었다.
 삼산면 대흥사 입구에 위치한 기송정은 식당 자체가 서예전시관이다. 기송이 남긴 서예작품과 문인화, 그 중 전남미술대전 특선작과 전국대회 입선작도 식당 벽을 장식하고 있다. 서예작품은 그가 가장 잘 썼던 행서체이다.
 식당안엔 작업실과 작품 전시실도 따로 구비돼 있다.
 이곳엔 전남도지정 문화재인 탱화장고재석 스님의 노승도 작품도 걸려있다. 또 전시관에는 옥봉 백광훈과 한석봉의 탁본작품도 있다.
 기송 백형배씨는 조선 중기 대문장가인 옥봉 백광훈의 후예다. 옥봉 백광훈은 조선 중기 서예대가인 한석봉이 찾아와 서예에 대해 조문을 구할 정도로 명성이 대단했던 인물이다.
 기송정은 부인인 김평심씨가 잇고 있으며 주 메뉴는 돌솥보리쌈밥이다.
삼산면 대흥사길 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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