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투명페트병 400개 비우고 헹구고 재활용
읍 고도리 자원순환 활동가…박순단 할머니

해남읍 고도리 박순단씨는 읍사무소에 차려진 재활용품 유가센터에 매일 투명패트병을 분리배출해 돈을 벌고 있다.
해남읍 고도리 박순단씨는 읍사무소에 차려진 재활용품 유가센터에 매일 투명패트병을 분리배출해 돈을 벌고 있다.

 

 해남읍 고도리 박순단(75) 할머니는 읍사무소에 차려진 재활용품 유가센터에 매일 출근도장을 찍는다.
 고도리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박씨는 우연히 아파트 반장에게 페트병도 돈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노느니 천천히 돌아다니면서 페트병을 수거해 만원을 채워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처음 페트병을 모아 찾아간 재활용품 유가센터에선 퇴짜를 맞았다. ‘비우고, 헹구고, 제대로 분리한 후’ 100% 재활용될 수 있도록 가져와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박씨는 유가센터에서 투명페트병을 제대로 분리배출하는 법을 배웠고 심기일전해 다시 유가센터를 찾았다.
 박씨는 “사람이 노력하면 안되는 게 없다. 페트병 하나에 10원은 작은돈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깨끗이 씻은 페트병을 보면 마음이 맑아지고 소소한 일거리에 재미도 크다”고 말했다.
 박씨가 제대로 된 재활용 투명페트병을 내놓기까지 네 번 이상 손길을 거친다. 투명페트병을 수거해 스티커를 떼고 물에 헹궈 이물질을 제거한다. 그리고 말려서 뚜껑 닫아 병을 발로 눌러서 찌그러뜨린다.
 박씨는 “페트병에 묻은 물도 마른 행주로 닦는데 그야말로 병이 호강을 받는다. 손이 쉬지 않고 재밌게 살살 움직인다”고 말했다.
 아침 8시에 나와 11시까지 페트병을 수거하고, 전날 분리 배출 해놓은 병들을 가지고 유가센터를 찾는다. 하루 가져오는 페트병은 400개 정도로 약 4,000원의 돈을 포인트로 적립한다. 오후에는 모은 병을 씻고 말려 다음날 내놓을 페트병을 준비한다.
 박씨는 “심심풀이로 시작했던 일이 돈이 되니까 오진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맞다”며 “하찮게 보였던 페트병도 가치를 되찾는 일이니 주민들이 동참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해남군이 실시하는 재활용품 유가보상제는 ‘비우고, 헹구고, 제대로 분리하고’를 실천해 쓰레기 발생량을 줄이고 소각 등으로 발생하는 탄소, 미세먼지 배출을 줄여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주민참여형 운동이다.
 재활용품 유가보상제는 성남시에 이어 해남군이 전국에서 두 번째로 실시해 주민참여형 실천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을 가져오면 품목별로 포인트를 적립해 해남사랑상품권으로 교환해 준다. 지난달 15일부터 읍사무소 뒤편에 문을 연 재활용품 유가센터에 군민들의 방문이 점차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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