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만 있으면 건물 내부도 돌아다니고
공상영화에서 본 홀로그램도 곧 등장

경주시가 문화재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아이들의 관심을 끌어올리고 있는 가운데 휴대전화에서 불국사 사천왕문을 누르면 사천왕상이 튀어나와 눈앞에서 움직인다.
경주시가 문화재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아이들의 관심을 끌어올리고 있는 가운데 휴대전화에서 불국사 사천왕문을 누르면 사천왕상이 튀어나와 눈앞에서 움직인다.

 

 경주시는 도시 전체가 천년 역사가 담긴 살아있는 박물관이다. 가장 잘알려진 곳으로 천마총, 석굴암, 안압지, 오릉, 포석정, 첨성대, 불국사, 문무대왕릉, 황룡사 9층 석탑 터가 존재한다.
 경주는 이러한 뿌리 깊은 역사와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형태의 역사탐방코스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확장현실을 이용한 기술들은 아이들의 관심을 끌어올리고 지금은 볼 수 없는 소실된 건물을 다시 살려내는등 다양한 방면으로 활용되고 있다.

 증강현실로 보는 신라왕경 

‘신라왕경 모형’이 AR기술로 다시 태어났다. AR(Artificial Reality)은 현실세계에 3차원 영상 이미지를 결합해 마치 하나의 영상으로 보이게 하는 기술이다.
 경주 엑스포공원 경주타워 전망대 1층에는 ‘신라왕경 모형’을 13년 만에 처음으로 리뉴얼해 올해 초부터 관람객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신라왕경 모형은 월성(신라 궁성) 주변을 실제 크기의 1/1000로 축소해 복원한 지름 9m의 대형 모형으로 제작 당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철저한 역사적 고증 하에 탄생한 영상물이다.
 울창한 나무와 숲, 왕릉의 잔디, 흐르는 강물에 새로운 색을 입혀 더욱 입체적이고 선명한 모습으로 서라벌을 재탄생시켰는데 여기에 ‘경주왕경 AR’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신라왕경의 더 생생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개인의 스마트폰에 어플리케이션을 내려받거나 신라왕경 모형 앞에 설치된 모니터를 누르면 증강현실을 체험할 수 있다.
 기록과 발굴을 통해 알려진 격자 형태로 반듯하게 정리된 서라벌의 도시계획과 월성, 황룡사 9층 목탑과 같은 유적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 신라역사교육 자료로도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신라왕경 모형은 월성 주변을 1/1000을 축소하고 증강현실을 더해 더욱 생생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디지털로 복원된 황룡사 9층석탑 

 황룡사 9층 석탑도 AR을 통해 다시 복원됐다. 553년(신라 진흥왕 14년)에 창건된 황룡사는 1238년(고려 고종 25년) 몽고 침입으로 소실돼 현재는 터만 남았다. 디지털로 복원된 황룡사 중문은 2018년 3월부터 5개월 동안 1차로 만든 것을 2019년 8월부터 1년간 보완해 완성한 것이다.
 관람자가 황룡사지 중문 마커를 화면에 맞추면 빈공간에 목조 단층 건물이 세워진다. 270m 길이의 회랑과 이어진 황룡사 중문에 들어서면 가상의 건물내부와 실제 외부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고 태블릿을 들고 게임하듯 내부를 돌아다니며 건축 부재의 명칭과 쓰임도 알 수 있고 황룡사에서 출토된 유물을 찾거나 건물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을 수 있다.
 특히 황룡사의 디지털 복원이 갖는 의미가 큰데 이는 기존의 이미지만 구현하는 것이 아닌 실제 목부재 하나하나 디지털로 구현해 건축학적 사료로도 가치를 지니기 때문이다. 문화재 연구소는 오는 2024년까지 황룡사 금당을, 추후 강당과 9층 목탑도 디지털로 복원할 계획이다.

불국사, 사라진 유물도 생생히 

 경주 불국사는 과거부터 초·중·고 수학여행의 1번 코스로 꼽힐 만큼 누구나 한번쯤은 다녀온 곳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증강현실’ 기술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경주국립공원을 체험하는 ‘국립공원스마트탐방 앱’을 2018년 배포했다. 국립공원 스마트 탐방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하고 앱에서 소개하는 장소를 방문해 카메라를 비추면 되는 간단한 방법이다.
 국립공원 스마트 탐방 앱은 불국사 4곳과 석굴암 1곳, 감은사지 1곳, 남산 1곳 등 경주국립공원의 대표명소 7곳을 AR로 구현했다. 다보탑을 비추면 지금은 사라져 볼 수 없는 돌사자가 원래 위치에 존재하고 연화교 옆 물구멍에서 떨어지는 물줄기와 연못도 되살아 난다.
 불국사 사천왕문에선 사천왕상이 튀어나와 눈앞에서 움직이고, 석가탑에서는 사리함과 사리병, 사리호 등이 나타내 석가탑의 건축 목적을 간접적으로 알려준다. 특히 스마트폰에 익숙한 아이들은 게임을 하듯 자연스럽게 증강현실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고 문화재 관련 전설과 소실된 부분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아이들의 놀이정도로만 치부됐던 증강현실은 문화유적의 과거 모습과 소실된 문화재를 복원하고 눈앞에 실현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최근 문화재 복원·정비 5개년 종합계획 핵심을 ‘디지털재현’에 두고 있다. 고증 자료의 부족으로 핵심유적의 실물복원까지는 오랜 시일이 걸려 디지털복원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방안이다. 특히 3차원 입체영상 홀로그램 등을 이용해 스마트폰 없이도 핵심유적을 실물처럼 재현하는 콘텐츠 개발도 추진되고 있어 역사구현에 있어 디지털기술의 접목은 확장되고 있다.
 

 

 

김유성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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