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담 신관현
‘베짜는 여인’ 그림 눈길
허백련 제자인
학동출신 이계원 작품도

마루식당 벽면은 온통 남종화 풍 그림이 걸려있다.(화정 이강술의 금강산)
마루식당 벽면은 온통 남종화 풍 그림이 걸려있다.(화정 이강술의 금강산)

 

그는 죽을 때까지 그림만 그렸다.
 아픈 몸을 이끌고 옥천면 송산에서, 대흥사 아랫마을에서 홀로 외롭게 그림을 그렸다. 스승도 없었다.
해남읍 해리 버스터미널 인근 마루식당에 비운의 화가 석담 신관현의 ‘베짜는 여인’ 그림이 걸려있다.

 

마루식당 벽면은 온통 남종화 풍 그림이 걸려있다.(석담 신관현의 베짜는 여인)
마루식당 벽면은 온통 남종화 풍 그림이 걸려있다.(석담 신관현의 베짜는 여인)

 

완도 소안도 출신인 석담은 50대 요절할 때까지 대흥사 인근 집에서 홀로 그림을 그렸다. 마지막 포부였던 개인전도 열지 못했다.
 재야에 묻혀있던 그는 2011년 그림인생 30년만에 농촌 촌구석에도 화가가 있다는 객기어린 마음으로 전남미술대전과 한국미술대전에 작품을 출품했다. 촌구석 화가는 두 대회에서 특선했고 다음 해2012년 대한민국 전통미술대전에서도 특선을 하며 미술계에 얼굴을 내밀었다. 이때 그의 나이 48세였다. 그러나 이후에도 대흥사에서 그림만 그리다 지병으로 사망했다.
 석담은 잔잔한 산수화와 호랑이 그림에 뛰어났다. 마루식당에 걸린 석담의 베짜는 여인은 풍속화 풍이다.
 석담이 남긴 작품 중 흔치 않는 작품인 셈이다.

 

마루식당 벽면은 온통 남종화 풍 그림이걸려있다.(연당 이계원의 묵매화)
마루식당 벽면은 온통 남종화 풍 그림이걸려있다.(연당 이계원의 묵매화)

 

 의제 허백련의 제자인 연당 이계원의 매화그림도 눈에 띈다. 의제 허백련은 문하생들과 함께 연진회를 발족시켰는데 연당 이계원도 연진회 회원으로 활동했다.
 당시 연진회는 국전 등용문이 됐을 만큼 유명했고 의제의 화풍은 연진회를 중심으로 이어졌다. 해남읍 학동출신인 이계원은 대한민국 미술전람회 동양화 부문 다수 입선과 대한민국서예대전 7회 입선, 한국문인화대전 특선 등 남종화의 중견화가로 활동했다.
 마루식당은 해남 대표적인 남종화 갤러리 식당 중 하나이다. 특히 진도 출신 화가들의 작품이주를 이룬다. 이유는 진도출신 화상을 통해 대부분의 작품을 구매했기 때문이다.
 마루식당 윤영란 사장은 남종화풍의 그림을 유독 좋아해 식당 개업할 때부터 작품을 열심히 구매했다. 마루에 걸린 작품들은 주인장의 그림 안목을 보여준다. 국전 특입선 작가들의 작품인데다 채색도, 묵의질감도 참 좋다.
 윤영란 사장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진도출신 화정 이강술의 금강산 만물상이다. 17년 전 그림을 파는 화상이 보여주자 거금 200만원을 들여 선뜻 구매한 작품이다. 화정 이강술은 의제 허백련에게 문인화를, 옥산 김옥진에게 산수화를 사사받았다. 화정은 의제 허백련이 지어준 아호이다. 2회 국전특선과 국적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진도출신은 동원 김영수의 묵난도 걸려있다. 동원은 1923년 생으로 국전 입선작가이며 한국미술대전 초대작가 겸 심사위원을 역임했고 한국예술문화상을 수상햇다.
 태봉 최창길의 난그림과 산수화도 걸려있다. 태봉은 대한민국 미술대전 최연소 특선2회, 국전 심사위원을 지냈다. 진도출신 서당 김재성의 소나무와 화조화 작품도 보기좋고 호정 박병삼의 산수화와 오리 그림도 걸려 있다. 백포 곽남배에게 사사한 호정은 요즘 가장 홧한 화가다.
 서울 구로동 서울디지털산업단지(G밸리)에 자리한 지식산업센터 2~15층의 벽면은 소나무, 십장생 등의 벽화로 장식돼 있는데 호정 박병삼 화백이 작업한 것이다. 이로인해 지식산업센터는 미술을 품은 건물로 유명해졌다. 호정은 최근 오일과 아크릴 등의 물감을 사용하 며 전통회화에 표현주의 양식을 결합하는 등 실험적 화풍으로 화단의 주목을 받고 있다.
  가산 곽창옥 화가의 묵산수화와 화조화 그림도 걸려 있는데 그의 작품은 해남 여러 식당에서도 만날 수 있다. 식당 한 면을 차지한 윤영란 사장의 따님인 박준영(49)씨의 사진작품도 손님들에게 인기가 높다.
 한편 마루는 낙지갈낙탕과 낙지회무침 등 낙지요리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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