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당근과깻잎’서 당근주스
관광객들 ‘마을길 탐방’ 특별

비밀스러운 마을길을 걷고, 마을 사람들만 볼 수 있는 풍경을 돌아보는 여행, 평대리 마을여행은 마을의 토박이이자 마을에서 일어나는 일은 뭐든 알고 있다는 홍반장 부석희씨가 안내한다. 

 

 비밀스러운 마을길을 걷고, 마을 사람들만 볼 수 있는 풍경을 돌아보는 여행, 척박한 땅에 뿌리내린 제주인들의 역사와 문화를 엿보는 마을여행이 여기 있다.
마을 어귀에, 돌담에 새겨진 이야기를 들으며 마을의 오랜 역사를 상상해본다. 제주도는 대표 관광지이지만 이중에서도 색다른 여행을 원하는 관광객들은 로컬을 만나 이야기 나누고, 체험할 수 있는 평대리로 모인다. 
평대리 마을여행은 마을의 토박이이자 마을에서 일어나는 일은 뭐든 알고 있다는 홍반장 부석희씨가 안내한다. 
평대여행은 사회적기업 제주착한여행과 평대리 주민들이 함께 만든 여행이다. 마을 토박이로 살아온 주민이 길잡이가 되어 안내를 하고 마을의 자연, 역사, 문화, 사람을 만나는 마을여행이다. 
평대마을여행은 매주 수, 토요일에 열리는데 특히 마을여행을 시작하는 전국 지자체, 여행사, 단체에서 견학을 많이 온다. 
마을여행은 동뜨락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카페 ‘당근과깻잎’에서 시작한다. 구좌 평대마을에서 많이 나오는 당근과 깻잎 등 제주농업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으로, 이곳에서는 마을여행객들에게 유기농 당근주스 한잔을 내어준다.
부석희씨는 “우리마을은 당근 주생산지로, 평대리에서 당근 농사를 시작한 지 벌써 45년이 됐다. 생산량이 전국 80%를 차지하는데 평대 유기농당근을 널리 알리고자 이 공간을 만들게 됐다”며 “마을여행을 시작하는 장소이자 마을 젊은이들의 모임 장소인데 점차 개별 여행자들이 많이 오고 간다. 사람들이 오고가면서 마을에 활력이 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평대마을 여행은 로컬을 만나는 여행이다. 관광객들은 마을길을 탐방하며 집 마당을 구경하고 마을언덕, 마을교회, 순덕이네할망, 발담길, 멜막, 숨은 길 등을 여행한다.
평대마을에서 눈에 띄는 것은 제주의 옛 모습을 온전히 볼 수 있는 돌담과 올레길이다. 올레길은 큰 길에서 자기집 마당으로 들어가는 돌담이 있는 작은 길을 뜻하는데, 바람이 거센 제주에서는 이런 돌담들이 바람을 막았고 올레길이 길수록 잘 사는 집이었다.
평대마을여행을 재밌게 하는 포인트는 마을에서 살아온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장소마다 얽힌 삶의 이야기에 해학이 있다. 
마을 길을 걷다가 평대리에 유일하게 남은 초가집 ‘혹하르방 집’이 나온다. 혹하르방은 마을 삼거리에 늘 나와서 싸우는 사람들에게 “혹!”하고 큰 소리를 내 누구나 무서워하는 존재였다. 혹하르방이 마을에 있을 때는 마을에 싸움이 없고 평화로웠다.
부석희씨는 “동네 아이들이 길을 돌아갈 정도로 무서워했던 혹하르방이 살았던 초가집을 마을여행에서 꼭 들른다”며 “6‧25전쟁에 징병된 아들이 훈련 중 죽었고, 그후 말을 잃은 하르방은 겨우 짜내서 한 소리가 ‘혹’하는 소리였다는 혹하르방의 사연을 뒤늦게 알게 됐다. 하르방의 삶을 이야기하며 마을에 오는 이들에게 늘 소개하는 장소다”고 말했다. 
평대리는 마을에서만 볼 수 있는 농업, 역사, 자연, 문화, 사람에 대한 소개를 해오고 있다. 마을이 가진 것에 집중했고 특별한 여행을 찾는 여행객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부석희씨는 “처음에는 마을을 걷는 여행이 될까 싶었는데 우리 마을을 정말 좋게 보고 가시는 분들이 많아서 안내를 하고 나면 보람이 있다. 마을의 역사, 진짜 제주의 모습을 보는 여행이 여기 있다”고 말했다. 

 

 

 

조아름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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