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전골에 반했던 작가
버섯 그림에 담아 선물

 

버섯전문요리 식당인 호남식당에는 안혜경 작가의 버섯그림이 걸려있다. 이 집에서 취급하는 모든 버섯이다. 석담 신관현의 베짜는 여인, 호정 박병삼의 모닥불도 눈에 띈다. 
버섯전문요리 식당인 호남식당에는 안혜경 작가의 버섯그림이 걸려있다. 이 집에서 취급하는 모든 버섯이다. 석담 신관현의 베짜는 여인, 호정 박병삼의 모닥불도 눈에 띈다. 

 

 두륜산일대에 자생하는 버섯으로 요리한 버섯탕 전골, 버섯전골에 들어간 모든 버섯이 그림 속 주인공이다.
능이버섯, 싸리버섯, 송이버섯 등 갖가지 버섯이 그림 안에 들어차 있다. 그림 속 버섯이 호남식당을 대한민국 최고의 웰빙식당으로 탄생시킨 주역인 것이다.
2016년 행촌문화재단이 마련한 풍류남도아트프로젝트에 참여한 전국의 유명 작가들이 호남식당을 찾았다. 이곳에서 맛본 버섯전골에 반해버린 작가들, 이중 안혜경 작가는 평생 잊지 못할 맛이라며 바쁜 주인장을 붙잡고 전골에 들어간 모든 버섯과 재료들을 일일이 조사했다. 그리고 그림 안에 그 모든 버섯을 그린 후 완성된 작품을 호남식당에 선물했다. 
호남식당은 두륜산 버섯요리 전문식당이다. 야생 느타리버섯에서부터 강강술래 버섯, 계란, 곰팡이, 보라보색 등 이름도 생소한 버섯들이 어우러져 향을 내는 버섯전골탕은 모두 두륜산과 인근 야산에서 채취한 버섯들이다. 반찬도 느타리버섯, 죽순, 도라지, 두릅장아찌, 더덕 등 모두 두륜산이 준 야생 선물들이다. 호남식당 주인인 조경애(64)씨는 두륜산 버섯채취 48년의 경력자이다. 안혜경 작가의 작품이 그 모든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호남식당에는 술을 정말 좋아했던 남도의 가난한 화가들의 작품도 걸려있다.
술의 힘에 의해 그림을 그렸고 그림이 팔리면 또 다른 창작을 위해 술을 사 마셨던 화가들. 따라서 그들에게 있어 가난은 영원한 굴레였다.
먼저 비운의 화가 석담 신관현의 ‘베 짜는 여인’ 그림이 눈에 띈다. 완도 소안도 출신인 석담은 대흥사 인근 집에서 홀로 그림을 그리다 생을 마감했다. 지병을 앓았던 그의 작품이 호남식당에 걸리게 된 것은 병원비 때문이었다. 인심좋은 주인장은 딱한 사정을 알기에 그림을 구매해줬다. 그는 재능있는 화가였지만 작품을 파는 재능은 없었다. 어쩌다 그림이 팔리면 그 돈으로 술을 마셨다. 너무도 외로웠던 화가, 그림과 술이 그를 지탱해 줬는지 모른다.
술을 유난히 좋아했던 임정 조성춘의 목단그림도 걸려있다. 호남식당은 인심 좋은 주인장 때문에 술을 좋아했던 가난한 화가들이 유독 찾았다. 임정도 이곳에서 술을 즐겨 마셨고 이같은 인연으로 그의 작품이 걸리게 됐다. 당시 이곳 주인장은 형편이 어려워 그림을 살 여유가 없었지만 화가들의 딱한 사정을 알기에 작품을 구매하곤 했다.
백포 곽남배의 제자였던 호정 박병삼의 모닥불 그림도 걸려있다. 낙관이 없으면 백포 그림으로 착각할 정도로 스승의 그림과 닮아있다. 다만 스승의 그림과 달리 붉은색이 거의 없는 노란색으로만 나뭇잎을 처리했다.
문내면 출신 춘원 최한용의 대나무 작품과 남곡 정동복의 산수화, 장전 하남호의 난 그림도 걸려 있다.
호남식당은 47년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처음엔 시장에서 채소 등을 구매할 돈이 없어 둘륜산에서 채취한 버섯과 도라지 나물로 산채비빔밥을 했다. 당시에는 흔한 음식이라며 외면을 받았다. 그러나 웰빙이 뜨면서 지금은 전국 최고의 웰빙식당으로 자리잡았다.  
호남식당은 김대진(78)‧조경애(73)부부가 운영하고 있다.
호남식당 : 해남군 삼산면 대흥사길 143 / 534-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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