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겨냥 감성숙소, 머무는 캠핑여행
마을토박이 주민이 소개하는 마을길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하늘길이 막히자 농촌, 시골이 대안으로 뜨고 있다. 천혜의 자연과 먹거리를 가진 해남도 관광업계에 블루칩이 될 기회다.
과거 전국 농어촌마을에서 저마다 체험, 마을여행을 만들어냈지만 지속하지 못하고 실패했다. 해남도 마찬가지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콘텐츠는 차별성이 없다. 농촌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해남에 활력을 불러일으킬 새로운 소규모 마을여행이 필요하다.
코로나 시대에 관광 트렌드는 자연, 휴식, 감성을 찾아 떠나는 힐링여행으로 한적한 시골마을과 잘 맞다. 관광전문가들은 농촌이 코로나 특수를 맞이할 수 있는 기간을 2년 안팎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가 종식되기 전, 해남의 고유한 로컬콘텐츠를 만들고, 여행루트를 개발해야 한다.
거제 칠천도는 현재 관광 트렌드에 맞는 숙소가 생기자 자연스럽게 젊은 관광객들이 북적이고 있다.
작은 어촌마을에 2030세대 발길이 이어지는 것은 남쪽바다여행제작소에서 마련한 감성숙소 ‘아날로그스테이’ 때문이다.
칠천도에서 나고 자란 청년들이 비어 있던 공간을 ‘깔끔하고 예쁜 숙소, 조용하며 한적한 곳에서 편안한 휴식’이라는 명확한 컨셉으로 리모델링해 MZ세대를 공략했고, ‘아날로그스테이’는 젊은이들에게 통했다. 특히 인스타그램을 기반으로 숙소 사진이 퍼져나갔고, 젊은 층이라면 이곳에서 하루쯤 머무르고 싶은 분위기가 조성됐다. 80대 고령층만 남은 마을에 관광객들이 오가면서 마을은 활력을 찾고 있다.
해남에는 트렌드를 따라 다니는 MZ세대가 혹할만한 펜션이나, 규모 있는 호텔 시설이 미비하다. 뚜렷한 타겟을 설정하고 시설을 디자인을 해나가야 숙소형 관광을 즐기는 젊은 세대를 겨냥할 수 있다.
마을여행도 꾸준히 변화하고 새로운 것을 개발해야 한다. 마을이 가지고 있는 자원에 색다른 체험이 결합돼야 새로운 관광객들이 유입된다.
남해 두모마을은 작은 마을이지만 매년 7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관광마을이다. 두모마을주민들은 구조자격증 등을 취득해 해양레포츠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씨카약, 카누, 스노클링, 스탠드업패들, 선상낚시, 바지락체험 등을 주로 운영을 한다.
2005년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지정된 두모마을은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되기 때문에 꾸준히 새로운 체험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관광객이 마을에 머무는 여행을 만들고자 2015년 캠핑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캠핑장 운영의 틀을 잡았고, 전문가에게 1년반 동안 운영권을 주면서 마을주민들이 캠핑장 운영법을 배웠다. 작은 마을이지만 아름다운 해변, 아이들과 놀기 좋은 환경 덕분에 코로나 속에서도 가족여행, 마을여행을 오는 이들이 많다.
체험마을이 지속되기 위해선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다. 완주 두모마을도 전국에서 손꼽히는 체험마을이다. 지푸라기를 활용한 허수아비 만들기, 과거시험 체험, 전통놀이 등 50여개에 달하는 다양한 체험활동은 마을자원에 색다른 아이디어가 얹어지면서 탄생한다. 어르신들의 경험과 오랜 노하우도 전통체험을 개발하는 데 큰 몫을 한다.
모든 마을 체험프로그램은 주민들이 직접 운영한다. 전문가 섭외 없이도 주민들이 직접 운영할 수 있어야 지속될 수 있다. 마을주민 10명이 전통놀이 지도사 교육을 받았고, 체험객이 100명 이상 와도 주민들은 완벽하게 진행한다. 주로 80~90대 어르신들이 체험 프로그램 강사로 활동하고 매번 인건비를 받는다. 어르신들은 소일거리가 있다 보니 활력이 넘치고, 활동반경이 넓다.
그렇다면 해남에는 어떤 마을 여행이 어울릴까. 황산 연호마을 보리밭을 걸으며 마을을 돌아보는 여행, 보리로 만든 맥주를 마시며 농촌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 여기에 마을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체험이 결합돼야 한다. 보리밭 캠핑, 할머니가 만들어주는 보리밥 정식, 보리개떡 만들기 등 체험은 무궁무진하다.
또 해남에서 마을여행을 잘 엮어낼 수 있는 곳은 계곡 비슬안권역이다. 비슬안은 다양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데, 마을돌담길을 걷고 한국자동자박물관, 목구상조각예술원 등 주민들이 직접 조성한 민간 전시관도 두곳이나 있다. 여기에 비슬안마을기업에서 마련한 염색체험, 방앗간카페도 들릴 수 있다. 다양하게 산재돼 있는 프로그램, 놀거리, 먹거리를 한데 묶어 제공하면 관광객들이 골라 체험할 수 있다.
작은 바다 앞 소규모 캠핑여행,
제주 평대리 마을여행처럼 마을의 토박이 주민이 마을길잡이가 되는 거다. 마을 어귀에, 돌담에 새겨진 이야기를 들으며 마을의 오랜 역사를 상상해본다. 마을의 자연, 역사, 문화, 사람을 만나는 마을여행이다.
조아름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