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대화상 그림
대나무 수묵도 걸려
영일만소주방은 한 번 오면 반드시 단골이 된다는 말이 회자될 만큼 해남 계절음식의 대표적 명소이다.
영일만소주방에도 5점의 수묵작품이 걸려 있는데 홀의 대작 산수화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뾰족하게 솟은 기암괴석과 그곳을 나는 학, 북한산수화에서 볼 수 있는 전경이다.
북한 산수화는 여백보다는 하늘로 힘있게 솟은 바위 등을 전 화면에 배치한다. 또 사의적인 관념산수가 아닌 실경위주의 산수화를 추구하는 것도 특징이다.
이와 달리 남도에서 발달한 남종화는 여백의 미, 여기에 유유히 흐르는 강과 호수, 물안개와 낮게 흩어져 있는 산들이 특징이다.
또 자연에 은거하는 신선이나 선비들이 등장하는 등 실경보단 사의적이고 관념적인 산수화풍이 발달했다.
이러한 차이는 자연환경과 무관치 않다. 북한은 높고 험한 산과 봉우리, 괴암괴석 등이 잘 발달돼 있는 반면 남한은 크고 작은 강, 야트막한 산과 넓은 들녘이 발달돼 있다. 또 사회주의라는 사회체제도 북한이 관념산수가 아닌 실경산수를 발달시킨 이유일 것이다.
영일만에 걸린 북한산수화의 화제는 내칠보의 가을이다. 내칠보는 함경북도 명천군의 칠보산 내에 위치해 있다. 누구의 작품인지는 알 수가 없다.
창전 이진실의 매화그림도 방안에 걸려있다. 창전은 홍대 미대 출신으로 국전 작가다. 어떤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봄에 꽃망울을 터드리는 매화의 의연함을 표현한 작품이다.
식당 복도에는 지헌 박성희의 산수화가 걸려있다. 남도에서 흔히 보는 잔잔한 산수가 아닌 바위와 소나무 등을 강한 붓질로 터치한 산수화다.
식당 홀에는 한재영의 대나무 그림이 걸려있다. 깔끔하고 잔잔한 느낌의 대나무다. 대나무는 사군자 중 겨울을 상징한다.
강진 일월사 원진스님이 선물했다는 포대화상 그림도 이곳에 걸려있다.
포대(布袋)는 당나라말기부터 오대십국시대까지 중국 명주에 실재했다는 전설적인 불승으로 포대를 멘 배불뚝이 승려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수묵화의 소재로 많이 등장한다.
영일만은 제철요리와 함께 계절을 품은 제철 반찬을 내놓는 식당으로 유명하다. 제철에 나오는 나물과 채소 가격이 아무리 폭등해도 반드시 손님상에 놓는 것이 영일만의 영업원칙이다.
영일만은 이정희(66) 사장이 30년 넘게 운영하고 있다.
영일만소주방: 해남군 해남읍 읍내길 39 / 536-95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