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반점 황진섭·김해자 부부
배달음식 그릇 비워주기도
해남읍 성내리 국제반점은 1980년 식당 문을 열어 1987년 황진섭(64)‧김해자(60) 부부가 이어받아 40년 넘게 한 상호로 장사를 해왔다.
부부는 그릇 배달을 고수해왔지만, 코로나 이후 일회용품 사용이 불가피했다. 코로나로 대면 접촉을 삼가는 고객들이 늘어났고, 그만큼 일회용기 배달 요청도 늘었다.
그럼에도 국제반점은 전체 배달 80%는 그릇으로 배달한다. 남편 황진섭씨가 직접 배달하는 곳은 최대한 그릇으로 간다. 요즘 원재료와 인건비가 너무 올라 식당 운영이 어렵지만, 버텨내고 있다.
김해자씨는 “남편이 혼자 배달을 하다 보니 고객님의 기다리는 시간이 길면 콜을 부르는데 아무래도 일회용기 사용이 불가피하다”며 “남편 혼자 그릇 수거가 어려운 비가 오는 날이나 늦은 저녁 배달, 아파트 고층 등은 상황에 따라 최소한으로 일회용기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점심시간이면 남편 황진섭씨가 배달에 나서는데, 오며 가며 그릇 수거도 한다. 아내 김해자씨는 주방을 담당한다. 어깨너머 배웠던 중식요리를 한지도 벌써 25년, 직접 요리하니 재료를 푸짐하게 쓴다.
남편이 그릇을 수거해오면, 김해자씨는 그릇을 정리해 설거지한다. 번거로운 일이지만, 그저 묵묵히 열심히 해왔다. 일회용기는 편하기도 하지만 용기 가격도 부담되고 환경을 생각해 그릇 배달을 최대한 고수할 생각이다.
편리함에 찾는 배달음식. 불편하지만 작은 실천을 하는 고객의 탄소중립 움직임도 눈에 띈다. 국제반점에는 그릇을 가져와 음식을 포장해가는 손님들도 늘고 있다.
또 ‘배달음식 바로 비워주기’를 실천하는 손님들도 있다. 배달음식을 가져갔을 때 그릇을 찾으러 오지 말라고 바로 비워주는 고객들이다. 오고 가며 오토바이로 배출되는 탄소도 줄이며, 그릇 수거하는 수고도 덜어주니 일석이조다.
김해자씨는 “사무실, 관공서에서는 어렵겠지만 가정, 아파트에서 고객님께서 음식을 받고 그릇을 바로 비워주면 아무래도 그릇을 찾으러 가지 않아도 되니 감사하다”며 “몇몇 고객들은 늘 바로 그릇을 비워주시는데 식당에서는 일회용기를 안 써도 돼 좋다. 콜도 그릇에 음식을 보내, 비워진 그릇만 받으면 일회용기를 안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지구를 생각하는 움직임은 판매자와 소비자가 함께 했을 때 더욱 큰 결과를 만들어낸다. 해남에서도 기분 좋은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단골손님이 많은 국제반점은 주로 간짜장, 쟁반짜장, 돼지짬뽕, 볶음밥, 삼선짜장, 탕수육, 양장피 등이 잘 나간다. 여름에는 국내산 메주콩에 흑임자를 넣어 고소한 콩국수가 잘 나간다.
김치, 고춧가루, 양파, 마늘, 생강 등 국내산을 사용하며, 김장도 직접 한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며 짜장면 6,000원, 짬뽕 8,000원이다. 배달 주문은 두 그릇부터다.
봉사와 후원에 관심을 가져온 김해자 부부는 그동안 요양원과 희망원에 음식 봉사를 했으며, 해남군장애인복지관에 매월 정기후원, 학생 스포츠에도 후원해오고 있다.
국제반점 : 해남읍 중앙1로 139 / 535-499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