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에 한 번 분리배출
자원순환, 6kg 감량도
“매일 아침 눈을 뜨는 게 즐거워요.” 해남읍 해리 김정심(57)씨는 요즘 매일이 즐겁다. 오늘은 어디서 자원을 모아볼까, 창피한데 자원을 얼른 모아서 헹구고 라벨을 제거해 베란다 햇볕에 말리고 싶단다.
김정심씨는 해남군 자원순환사업인 ‘땅끝희망이’에 참여하면서 기쁜 마음이 크다.
그동안 가정에서 재활용품을 깨끗이 씻어서 말려 아파트 재활용 수거함에 배출했는데 요즘에는 읍사무소에 차려진 재활용품 유가센터에 이틀에 한 번씩 출근도장을 찍을 만큼 자원 분리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 아파트에서 분리되지 않는 자원들도 가정으로 가져와 헹구고 분리한다.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 쓰여 창피할 때도 있지만 길에 놓인 자원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김정심씨는 “김창옥 유튜브 강의를 들으며 내 행동이 변해야겠다는 도전을 받았고 내가 이를 실천한다는 것에 이해할 수 없는 즐거움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아파트에서 종량제 봉투에 캔과 병을 섞어 버려놓은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 이에 우리 자녀들이 잘못 버린 거를 대신 해준다는 마음으로 캔과 병을 꺼내곤 한다.
그의 자원순환 사랑에 주변에서도 동조한다. 캔과 병에 이물질을 깨끗이 비워 씻어내 모아준다. 자녀들도 음료수 캔을 헹궈 자원순환을 함께 한다.
일터에서 가져온 우유팩을 씻어서 고슬고슬하게 말려 정리를 하면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가족들은 비린내가 난다고 해도, 김씨는 고소하고 좋단다.
김씨는 갱년기가 오는 나이에, 노는 시간에도 손을 움직이니 즐겁고 좋다. 일하고 집에 와서 유튜브 강연을 들으며 자원을 분리한다. 3시간씩 서서 자원을 분리했더니 살도 6kg이나 빠졌단다.
포인트 모으는 재미도 있다. 주로 투명페트병과 캔, 우유팩을 배출하고 있는데 이틀에 한 번 페트병 230개 정도로 약 2,500원의 돈을 포인트로 적립한다.
김정심씨는 “누워서 TV보고 군것질하던 시간에 이제는 자원도 분리하고 강연을 들으니 즐겁다. 요즘 나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다”며 “버려지지 않고 자원이 그대로 가치를 되찾는 일이니 주민들이 동참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해남군이 실시하는 재활용품 유가보상제는 ‘비우고, 헹구고, 제대로 분리하고’를 실천해 쓰레기 발생량을 줄이고 소각 등으로 발생하는 탄소, 미세먼지 배출을 줄여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주민참여형 운동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