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호호 이야기 할배
옛 이야기 인형극으로
현산면 학의리 주민들이 연극 배우가 돼 무대에 섰다.
지난 11월26일 현산학의마을공동체(대표 김대원)가 마련한 ‘하하호호 이야기할배 마을축제’는 추수가 끝난 논에서 열렸는데 이날 마을주민들의 맛깔스러운 연기에 관객들은 뜨거운 호응으로 답했다.
이날 동네입구에서 깡통기차를 타고 마을 터널을 지나 아름다운 학의리 들녘에 도착한 관객들을 기다린 건 알록달록 깔방석이었다.
학의마을은 해남군이 추진 중인 ‘해남, 마을에 문화를 피우다’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김대원 이장은 “우리 마을에 문화를 고민하다가 인형극으로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게 됐다. 함께 인형극 연습을 하고, 소리를 녹음해 주민들과 아이들 앞에서 선을 보였는데 다들 좋아했다”고 말했다.
인형극 제목은 ‘고구마할멈과 호랭이’로 전래동화 팥죽할멈과 호랑이를 각색한 이야기다. 그런데 배우섭외가 문제였다. 주민들이 절임배추 작업에 바쁜데다 또 무대에 서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너도나도 배우되길 꺼려했다.
그러나 축제 당일 마을 주민 6명의 연기는 실감났다.
우스운 연기, 실감나는 인형들의 움직임에 마을 주민들도, 아이들도 환호했다.
인형극의 호랑이 역엔 최광수, 할머니역 김선림, 이야기 할배역 채희주, 손자역 전거룩씨, 이야기의 감초역할을 했던 송곳, 멍석, 알밤, 절구공이, 새똥역에는 김창숙, 최나영씨가 맡았다.
이날 행사 주제가인 ‘하하호호 이야기할배’ 노래는 새하늘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불렀다.
김창숙씨는 “학의리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보여주고 싶었고, 지속적인 문화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다 마을 이야기로 아이들 인형극을 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마을 옛이야기로 마을주민들이 공연하고 아이들 관람하는 문화가 이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마을주민들과 어린이, 현산면에 유학 온 가정이 참여했다.
행사장에는 학의 할머니들의 양말목 공예품이 전시돼 볼거리를 제공했다.
또 딱지치기, 공기놀이, 윶놀이터, 제기차기, 구슬치기 등 다양한 전래놀이 체험장이 열렸으며, 무한리필 붕어빵은 즐거움을 더했다.
조아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