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명 아이들 고사리손으로
내년엔 플라스틱 줄이기
송지초등학교(교장 김은선) 1학년 18명 학생들이 지난 1일 1년 동안 정성껏 씻고 말린 우유팩 890장을 들고 송지면사무소로 향했다,
송지초 1학년들은 지난 3월 정운정 교사로부터 재활용 관련 수업을 듣고 재활용에 관심이 높아졌다. 그리고 교실에서 플라스틱, 병류를 깨끗하게 씻고 라벨을 떼 분리배출해왔다.
그러던 어느날 한 학생이 ‘우유팩은 종이류로 버리면 재활용이 되나요?’라는 물음을 던졌고, 이에 다음 환경수업 주제가 결정됐다.
학생들이 함께 탐구한 결과 우유팩은 종이류로 버리면 재활용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우유팩과 같이 코팅된 것은 고급펄프로 만들어져 재활용 가치가 매우 높다는 것이다.
또 아이들은 우유팩을 잘 모으면 나무를 베지 않고도 휴지를 만들 수 있음도 깨달았다.
이후 학생들의 우유팩 모으기가 시작됐다. 고사리손으로 내용물을 깨끗이 씻고 가위로 펼쳐 말린 후 1년간 차곡차곡 모았다. 그랬게 1년 간 모은 우유팩이 890장이다.
우유팩을 들고 송지면사무소를 찾았던 날, 송지면도 난리가 났다.
단체로 자원을 가져온 일도 처음인데 그것도 꼬마들이 줄을 지어 우유팩을 들고오니 감동의 난리가 난 것이다.
이에 송지면은 학생 수만큼 휴지와 종량제 봉투를 선물했다.
1학년 학생들은 우유팩을 새 상품으로 교환해오면서 뿌듯해했다. 특히 우유팩에게 휴지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해남 각 읍면사무소에서는 종이팩을 모아오면 재생 휴지나 종량제봉투로 교환해주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우유팩 1kg당 휴지 1롤과 20L 종량제봉투 1장으로 교환해준다.
정운정 교사는 “학생들이 처음엔 가위질이 서툴렀지만 지금은 우유팩 자르는 것을 재밌어하고, 즐거워한다”며 “1학년 학생들이지만 환경에 관심이 높아 어떻게 해야 환경을 지킬 수 있는지 궁금해한다”고 말했다.
또 “다음에는 쓰레기 분리배출을 넘어 플라스틱을 줄이는 운동을 할 계획이다”며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제품과 비닐봉지 대신 다회용 장바구니 사용 등을 공부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