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 관통 무장애로드…도보, 휠체어, 유모차
비닐 없는 마을 등 탄소중립 모델 만들자

프랑스 파리에서는 주차장을 줄이고 차선을 자전거전용도로로 바꾸면서 시민들이 자전거, 도보로 모든 생활권을 15분 내에 접근할 수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주차장을 줄이고 차선을 자전거전용도로로 바꾸면서 시민들이 자전거, 도보로 모든 생활권을 15분 내에 접근할 수 있다.

 

  ‘올해 여름이 가장 시원한 여름이다’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빙하가 녹고 해수 온도가 높아지며,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는 기후위기를 직면하고 있다. 
‘탄소중립’은 개인이나 회사 단체가 배출한 이산화탄소 배출량만큼 이산화탄소 흡수량도 늘려 실질적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어 이산화탄소 총량을 중립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2016년 발효된 파리협정 이후 121개 국가가 ‘2050 탄소중립 목표 기후동맹’에 가입하면서 전 세계적 화두가 됐다.
탄소중립은 전 지구의 과제로 떠올랐고, 지자체마다 관련 로드맵을 만들고 있다. 해남군에서도 ‘해남군 2050 탄소중립’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탄소중립 정책은 농업 외에 임업, 어업, 교육, 서비스업 등 전 산업을 관통한다. 탄소중립은 전 산업과 주민들의 삶에 연관돼 있어, 탄소중립 정책이 구체화되면 산업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 자체에도 많은 변화가 온다.

교통정책 전환 필요

탄소중립 정책에 많은 힘을 기울이고 있는 해남군이 교통정책에선 탄소중립 정책에 반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해남군은 각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기업의 일회용품 제로청사를 견인하고 있다. 또 자원순환운동에 참여하는 군민도 꾸준히 늘고 있지만 교통정책은 여전히 후진적이다. 해남군은 읍내 순환교통체계를 마련하지 않은 채 주차장만 늘리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미 주차장이 충분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정작 주민들이 원하는 공공 순환교통체계 대신 주차장만 늘어나고 있다. 세계의 선진 도시가 탄소중립 정책에 맞춰 주차장을 줄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프랑스는 파리시는 노상주차장 14만개 중 6만개를 없애고 그 공간을 보행자를 위해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시내 도로 차선을 줄여 자전거 전용 도로를 만들었고, 파리 시내 골목길 등 모든 도로에 자전거 전용 도로를 만드는 것이 파리시의 목표다. 
교통정책은 자동차보단 걷는 도시, 자전거 이용률을 높이고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순환버스‧무장애로드

고령화 사회인 해남에서도 탄소중립 교통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해남읍을 걷는 도시,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이는 방향을 고민해보자. 확장되는 해남읍을 대비해 읍내 순환버스 도입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문제다. 저상 순환버스를 도입하면 노약자들의 교통 불편을 해소할 수 있다. 
해남군은 매년 인도 보도블럭을 뜯어고치고 있지만, 현재 도심 인도폭으로는 유모차도 휠체어도 지나가기 어려운 구간이 많다. 차도를 1차선만 이용하고, 인도와 차도를 통합해 도보 이동자, 유모차, 자전거, 휠체어 등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도시 그림을 상상해볼 수 있다. 해남읍을 관통하는 무장애로드를 걷고 싶다. 자동차가 불편해지는 도시, 걷고 싶은 도시, 가족들과 삼삼오오 모여 자전거로 움직이는 도시를 만들어보자. 
현재처럼 주차난 문제를 주차장 확보로만 해결하려 한다면 해남읍 전역을 주차장으로 전환해도 주차난은 해결되지 않는다.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 저탄소 도시를 디자인해야 한다.

 

환경특별군으로 도약

화산면주민자치위원회와 화산면, 해남군청 환경과 자원재활용팀, 해남우리신문이 농촌형 자원순환 모델을 만드는 가운데, 수강생 할머니들이 가정에서 분리배출해 가져온 자원을 선보이고 있다.  
화산면주민자치위원회와 화산면, 해남군청 환경과 자원재활용팀, 해남우리신문이 농촌형 자원순환 모델을 만드는 가운데, 수강생 할머니들이 가정에서 분리배출해 가져온 자원을 선보이고 있다.  

 화산면이 탄소중립정책에 맞춰 농촌마을형 자원순환 1번지를 표방하고 나선 가운데, 해남에 다양한 미래형 탄소중립 마을이 탄생해야 한다. 
해남군에서 저탄소 로드맵을 세우되, 다양한 사례를 만들어 군민들이 실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적극적인 참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화산면은 각 가정에서 배출되는 1회용품을 깨끗이 씻고 분리배출하는 것을 올해의 목표로 삼았다. 또 마을노인정과 각종 행사에서의 1회용품 제로, 마을노인일자리도 추진한다. 화산면의 목표는 3세부터 99세까지 모든 세대가 함께하는 자원순환운동이다.  
이 운동의 중심에는 화산면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김병승)와 화산면(면장 김경자), 해남군청 환경과 자원재활용팀(팀장 전선미), 해남우리신문(대표이사 최원묵)이 함께한다. 
자원순환을 처음 경험한 마을어르신들은 “자원순환을 실천해보니 업체에서 만들고 판매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 일회용품을 안 팔아야 안 쓴다”고 핵심을 꼬집기도 했다. 
일회용품을 안 쓰는 마을, 안 파는 마을도 해남군에 존재할 수 있다. 탄소중립에 있어서 ‘비닐 없는 마을’을 만들어 우리 삶이 비닐 없이도 살 수 있는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신안의 퍼플섬도 하나의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  탄소중립을 위한 활발한 움직임이 일어난 가운데 해남군은 발 빠르게 자원순환 유가보상제 실시, 일회용품 제로청사를 전 기관 운동으로 확장하는 등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제 해남군은 전반적인 도시를 아우르는 미래형 저탄소 로드맵을 그려야 한다. 탄소중립에 가장 가까운 사회를 조성하고 있는 프랑스 사례를 살폈다. 탄소중립에 있어서 발빠른 시도를 하고 있는 해남군, 3년 동안 자원순환사업을 지속한 해남군이 이제는 앞장서 환경특별군으로 도약해가자. 

 

 

 

조아름·김유성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해남우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