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내려다본 어민들의 삶의 길
매일 바닷물이 빠지면 드러나는 길, 길 위로 삶이 오간다. 노두길은 섬과 섬 사이를 잇는다.
밀물 때는 바닷물에 잠기고 썰물 때는 드러나 주민들에게 삶의 터전을 제공한다. 예전엔 섬 주민이 갯벌에 돌을 던져 만들었던 길이지만, 지금은 시멘트로 포장된 곳도 있다. 섬과 섬을, 사람과 사람을 잇는 노두길을 드론으로 촬영했다.
북평 와룡 노두길
북평면 와룡 바다에도 노두길이 있다. 썰물 때에 드러나는 이 길은 686m의 바닷길이다. 갯벌에서 나는 파래와 감태, 석화로 유명한 와룡마을에서는 여전히 물이 빠지면 주민들이 이 길을 따라 바다로 나선다.
겨울이 오면 이 길은 파란 감태바다가 된다.
쌉쌀하면서 입안을 개운하게 하는 감태는 수온이 올라가기 전이 제일 맛있다.
와룡마을 엄마들은 노두길이 열리면 사륜 오토바이에 큰 대야를 싣고 달린다. 걸어들어오면서 보는 바다의 풍경도 장관이다.
찬바람이 불면 바다에는 파란 감태, 파래가 붙기 시작하는데 이 맛은 먹어본 사람이면 늘상 찾게 된다.
와룡마을 엄마들은 자식, 손주들 생각에 갯벌에 나선다. 어릴 적부터 바다에서 나는 해산물로 차린 밥상을 먹고 자란 자식들에게 엄마의 마음을 담아 반찬을 보낸다.
북일 내동 노두길
북평면에서 해안선을 따라 쭉 달리다 보면 북일 내동에 다다른다. 북일면 내동에는 섬과 섬을 잇는 노두길이 있다. 물이 빠지면 작은 섬 내도까지 건너갈 수 있는 노두길이다. 외로이 갇혀있던 섬, 길이 열리면 육지와 하나가 된다.
이 길은 324m로 비교적 짧은 길이다. 썰물 때 맞춰 드론사진을 찍으면 멋진 작품이 탄생한다. 가을 들녘이 노랗게 물들면서 파란 바다와 대비된다. 이곳 노두길은 모래로 나타나 사진 찍기도 아름답다.
내도는 면적 4,264㎡의 작은 섬. 60여년 전에는 5~6가구가 거주했던 유인도였지만 지금은 무인도다.
이곳 섬에는 조류가 서식하고 있으며, 바다가 열리면 하나둘 할머니들이 바닷길을 걷는다. 자식에게 보낼 굴을 채취하기 위해 걷는길이다. 커다란 돌을 여기저기로 들춰 큰 게도 잡는다.
내동 굴은 12월부터 3월까지 채취되며 바닷물이 가장 많이 빠지는 사리 때는 마을공동어장에 주민들의 행렬이 이어진다.
완도 토도 노두길
물이 갈라지면 길이 드러나는 신비의 섬 완도군 토도리. 하루 두 번 열리는 길을 따라 주민들은 북일면 갈두마을로 나온다.
완도에 속한 섬이지만 생활권은 해남인 작은 섬마을 토도리는 토끼를 닮았다고 해서 이름 지어진 섬이다. 길이는 656m, 하루 두 번 열리는 길을 따라 주민들은 걸어서 혹은 차나 오토바이를 타고 바다를 건넌다.
군내버스정류장도 북일면 갈두마을에 있다. 갈두 땅에 있는 버스정류장 소유는 완도군이다. 토도리 주민들의 섬 밖 생활은 주로 북평면 남창에서 이뤄진다. 버스를 타고 남창에 나와 남창장을 가거나 병원, 생활용품 구입도 남창에서 해결한다.
북일 갈두마을로 연결된 기다란 바닷길. 바닷길이 열리는 시간에 따라 집을 나서고 물때에 맞춰 집으로 돌아오는 생활을 평생 해왔다.
22가구가 거주하는 토도리에는 한때 초등학교도 있었고 작은 파출소도 있었다. 초등학교는 95년에 폐교됐고 파출소는 교회 건물로 변했으나 현재 비어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