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청 환경미화 강순심씨
손녀 키우며 사랑 실천

해남군청 환경미화 업무를 맡고 있는 강순심씨는 고물을 판매해 모은 90만9,000원을 장학금에 기탁했다. 
해남군청 환경미화 업무를 맡고 있는 강순심씨는 고물을 판매해 모은 90만9,000원을 장학금에 기탁했다. 

 

 해남군청 환경미화 업무를 맡고 있는 강순심(69)씨. 지난 1월18일 지역인재육성 장학사업기금 500억원 조성에 장학금 90만9,000원을 기탁했다. 
지난 1년 반 동안 캔, 고철 등을 모아 판매한 금액을 모두 장학기금으로 내놓은 것이다. 그의 나눔은 손녀에 대한 사랑에서 비롯됐다. 
강순심씨는 13년 전, 100일도 안된 손녀를 데려와 키웠다. 우유를 먹이며 눈물로 밤을 지새울 때도 참 많았지만, 지금껏 바르게 자라 공부도 잘하니 얼마나 기특한지 모른다. 외할머니인 강씨는 손녀에게 엄마이자, 보호자이다. 
손녀를 키우며 우윳값도 없을 때 지자체 등에서 너무도 값진 도움을 받았다. 지금도 사정이 넉넉하지는 않지만 몸을 움직일 수 있을 때 필요한 곳에 적게나마 베풀고 싶었다. 

 강순심씨는 “내가 움직이고 활동할 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나는 아직 건강하게 움직일 수 있어서 손녀를 키우는데, 움직이지 못해 연필 한 자루 못 사주는 할머니도 있겠구나 싶었다. 한 번 보람있게 써보자는 마음으로 장학금을 기탁했다”고 말했다.

 2021년부터 공설운동장에서 환경관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캔, 병 등을 분리수거했다. 선수들이 마시는 음료수 캔이 그대로 버려지는 게 아까워 항아리에 모았고, 많이 모이면 고물상에 판매했다. 여기에 재미를 붙여 토요일이면 철, 고물을 주우러 다녔다. 처음에는 창피했지만 좋은 곳에 쓴다는 생각을 하니 부끄럽지 않았다. 
손녀 학원비에 보탬이 될까하고 시작했지만, 모을수록 더 가치 있는 곳에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원을 줍는 일에 손녀도 적극적으로 돕는다. 할머니가 고물 줍는 거 안 부끄럽냐고 물어보면, 안 부끄럽고 오히려 길거리를 지나가다 “할머니 여기 캔 있어”하며 전화도 한단다.
해남군청에는 2023년 4월부터 근무했다. 신청사 시설물의 청결 유지,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는데 2, 4, 6층 담당을 하고 있다.
해남군청에서 근무하며 장학금 기탁을 유심히 봤던 강씨는 지역인재육성 장학사업기금 500억원 조성에 장학금을 기탁하기로 했다. 어르신들을 위한 기부도 있고, 고향사랑기부제도 있지만. 미래세대를 위한 장학기금이 가장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기부 이후, 계속해서 자원을 모으고 있다. 또 다음의 나눔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강씨는 젊은 시절부터 어려운 이웃에게 관심을 베풀어왔다. 방세를 못 내고 당뇨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 홀로 사는 어르신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직접 읍사무소를 찾아가 긴급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의 시선 끝에는 어려운 이웃이 있었고 늘 지나치지 못했다. 
강씨는 초등학교만 나왔지만, 손녀는 꼭 대학까지 가르치려고 열심히 일한다. 할머니가 키웠다고 부족하다는 이야기 듣지 않도록 노력한다. 그의 가르침 덕분에 집안 가득 손녀가 받아온 상장이 쌓여있다. 

 이제 중학생이 되는 손녀의 꿈은 행정고시를 봐서 국가공무원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군청 환경관리를 하면서도 모든 게 달리 보인다. 우리 손녀도 나중에 이렇게 사회에 필요한 일을 하길 바라며 구석구석 더 깨끗이 청소한다. 
강씨는 “손녀가 잘 자라줘서 고맙고 공부를 열심히 해서 사회에 나가 어려운 어린이를 돕고 살라고 한다”며 “가르치는 보람으로 일을 하는데 손녀가 도시에 대학을 가면 뒷바라지해야 하니 계속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녀를 키우며 한없는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강씨는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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