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1일 옥천면 죽촌마을
굽이굽이 걸어서 가는 축제

옥천 죽촌마을 양동욱 이장이 일부러 가야만이 만나는 작약축제장을 둘러보고 있다.
옥천 죽촌마을 양동욱 이장이 일부러 가야만이 만나는 작약축제장을 둘러보고 있다.

 

 구불구불 산길과 들녘을 지나야 만나는 작약축제가 열린다. 그야말로 외딴 산속 마을, 그것도 마을 뒤편 산속에 펼쳐지는 너무도 작고 작은 축제다.
축제라고 하니 거창할 것 같지만 주민들은 일부러 가야 만나는 축제라고 소개한다.
옥천면 죽촌마을은 오지 중 오지. 산속에 꽁꽁 숨겨있는 마을이다보니 옥천 사람들도 일부러 가지 않으면 발을 디뎌보지 못한 마을이다. 13가구에 거주인구는 고작 15명, 이 작은 마을에서 열리는 작약축제, 장소도 깊숙한 골짜기 450평 작약밭이다. 
옥천면 팔산리 익산도로관리청에서 2,5km를 가야 만나는 마을, 마을까지의 길도 구불구불, 축제장까지 가는 길도 구불구불. 마을회관 앞에 차를 주차하고 10여분을 걸어가야 활짝 핀 작약밭을 만날 수 있다. 
골짜기 깊숙이 숨어있는 작약밭은 4년 전 귀농한 양동욱 이장이 문중 땅을 빌려 작약밭으로 가꿨다. 처음엔 약용식물에 관심이 커 작약을 심었는데 커다란 꽃봉우리의 어울림이 너무도 예뻤고 그 아름다움을 남들과 나누고 싶어 그 이름도 거창한 작약축제를 세상에 떡하니 내놓았다. 
축제이름은 작약이라는 이름에서 착안해 ‘자기야 사랑해’ 축제다. ‘자기야 사랑해’ 축제는 지난해 첫선을 보였는데 일부러라도 오지 않던 사람들이 대거(?) 몰려왔다. 도대체 산골 오지마을에서 뭘 한다냐는 호기심 때문이었는지, 이날 축제는 마을이 생긴 이래 가장 많은 인파로 기록된 200여명, 이들은 산골마을의 싱그러움과 활짝 핀 작약을 만끽했다.
웅장하고 거창한 꽃축제에 익숙한 요즘, 전혀 웅장하지 않고 전혀 정돈되지 않은 산골마을 꽃축제는 그 자체가 궁금증이다. 작약 축제를 굳이 설명하자면 ‘에계, 저 작은 밭에서 뭘 한다고?’ 하지만 걸어야만이 마주할 수 있고 멈춰야만이 가치가 보이는 축제이다. 
마을 주민들은 산속 작은 작약밭을 일부러 찾아올 이들을 위해 산채비빕밥도 준비하고 막걸리, 파전도 내놓는다. 그래도 이름이 축제인데 무대도, 공연도 당연히 준비돼 있단다. 축제는 5월11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그 시간 정도면 작약꽃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단다. 
옥천 죽촌마을은 전라남도 마을공동체 활성화 지원사업을 3년째 진행 중이다. 가장 젊은층은 60대 초반, 그러나 마을공동체 활성화 사업을 통해 마을의 기운은 젊어지고 있다.
옥천면 죽촌마을은 겨자씨공동체가 자리하고 있다. 이로인해 마을 인구는 60여명으로 늘었고 시설에 거주하는 이들과의 동행을 위해 텃밭가꾸기, 생활도자기 수업도 함께 하고 있다.
                      

저작권자 © 해남우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