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 정부에 3만톤 수매 요구
잦은 비에 따른 일조량 부족으로 마늘 흉작이 우려되고 있지만 마땅한 대책이 없어 농가들이 감당하기 버거운 현실에 처했다.
북평면 마늘밭, 정상적인 마늘이면 한창 알맹이가 무르익을 시기지만, 밭에는 힘없이 꼬꾸라진 마늘들이 나뒹굴고 있다.
밭주인 A씨는 “지난해에도 마늘 농사를 망쳤는데,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2월부터 일주일이 멀다하고 비가 내리니 마늘이 자랄 틈이 없다”며 마늘 수확기에 수확할 마늘이 과연 있을지 걱정이 크다”고 하소였했다.
5월 중순이면 본격적인 마늘 수확시기인데, 마늘에서 재차 싹이 자라는 2차 생장 현상인 ‘벌마늘’과 평년의 절반도 안되는 얇은 마늘대 이파리도 갈변현상이 생겨났고 여기에 잦은 비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쓰러진 마늘도 많은 실정이다.
또 뿌리를 내렸다 하더라도 알맹이가 정상적인 마늘에 비해 훨씬 작아 상품성이 떨어지고 있다.
더욱이 포전거래 중간 상인들이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을 부르면서 인건비는 고사하고 농약값도 건지지 못할 판이다.
마늘생산자협회 허용식 사무국장은 “마늘 농사는 평당 1만5,000원 이상 나와줘야 하는데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지금은 평당 8,000~9,000원까지 하락한 상태다. 이상기후로 마늘 농사는 점점 힘들어지는데 중간 상인들의 가격 후려치기와 정부의 불성실한 대책이 마늘생산자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에서 시작한 벌마늘 피해는 농업 재해로 인정됐지만, 아직 정부 수매는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고질적인 인력난까지 겹치면서 마늘 생산자들은 그 어느때보다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한편 전국마늘생산자협회는 오는 5월14일 서울 국회의사당에서 마늘 3만톤 수매를 요구하는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