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경관 활용한 축제

지난 5월25일 황산면 연호 보리밭에서 열린 연호수제맥주 파티는 축제의 지속가능성을 시험하기 위해 농촌경관을 그대로 활용했다. 또 요즘의 트렌드를 반영해 ‘밀밭에 자빠져서’라는 부제로 B급 감성을 더했다. 
보리밭 자체를 맥주홀로 디자인하고 홀마다 번호를 부여했다. 사전 예약한 팀들은 보리밭 홀에서 독립적으로 수제맥주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또 청보리밭에 그랜드피아노를 넣어 보리밭속 작은 오케스트라 연주를 선보였다. 보리와 맥주, 피아노 선율, 사람들로만 채워진 경관 축제였다.

 

축제장을 찾은 이들은 대부분 신선하고 청량한 축제였다는 평가를 내렸다. 순천에서 온 이는 보리밭 속 특히 사전예약된 보리밭 홀에서 수제맥주를 즐기며 오케스트라 연주를 관람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도 신박했다고 평했다.  
또 축제장을 찾은 많은 이들은 농촌경관을 활용한 축제가 지속가능성이 높고 긴 여운을 남긴다며 해남의 자연경관을 축제무대로 활용하는 다양한 축제가 기획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첫 시도한 사전예약 축제  

 

 

수제맥주파티는 사전예약제로 진행됐다. 공연좌석을 예약하듯, 호텔방을 예약하듯 사전 5만원 입금으로 보리밀밭 홀을 미리 예약했다. 보리밀밭은 항공사진을 통해 독립적인 방을 미리 디자인해 개미집처럼 각각의 방을 만들었고 번호를 부여, 사전예약자들에게 배당된 보리밀밭 홀 번호를 메시지로 전송했다. 
보리밀밭 홀은 밭의 규모 때문에 70개를 만들어 사전예약을 받았고 현장 예매객들은 홀이 빌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이로 인해 이날 먼저 체크아웃된 방 20개가 현장에서 대실됐다.

공짜 아닌 유료축제 

수제맥주파티는 사전예약부터 유료축제로 기획됐다. 5만원을 내고 사전예약한 팀에겐 수제맥주 5병이 담긴 얼음통과 튀밥안주, 양산 2개, 멍 때릴 책이 패키지로 제공됐고 더 필요한 맥주와 안주는 밀밭 안에 차려진 미니바에서 구매했다. 또 축제가 끝난 후 양산 2개를 돌려준 팀에겐 1만원을 환불해줬다. 유료축제였지만 가격이 저렴해 호응이 높았다.

보리밭속 내 방에서 실컷

 

 

보리밭속에 차려진 방을 미리 예약한 팀은 종일 그 방에서 즐길 수 있었다. 미리 예약한 호텔방을 자유롭게 사용하듯 예약된 밀밭 방에서 맥주를 즐겼고 또 축제시간 내 아무 시간 때나 입장을 할 수 있어 자유로웠다. 
밀밭 안 방에는 의자와 식탁용인 컨테이너박스 6개를 미리 설치,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했다. 이날 각 방에는 5~6명 정도가 입실했고 옆방의 침해없이 지인 및 가족들과 자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무대, 의전, 인사말 없는 축제

 

 

보리밀밭에서 열린 수제맥주 파티는 말처럼 파티였다. 따라서 무대도, 사회자도. 의전도, 인사말도 없었다. 
따라서 이날 파티장을 찾은 박지원 국회의원과 명현관 군수, 해남진도축협 한종회 조합장, 산림조합 박동인 조합장, 농협군지부 김계열 지부장은 밀밭의 한 방에 모여 함께 파티를 관람했다. 
이날 축제 주인공이 맥주이다 보니 안주도 간단하다. 시장통닭과 햄 종류, 노가리, 튀밥이 전부였다. 
술을 즐기지 않는 이들을 위해 미숫가루와 식혜는 마을에서 따로 준비했다. 

1회용품 없는 환경축제

맥주파티에선 1회용품 사용을 제한했다. 이에 이곳을 찾은 관객들도 1회용품 사용을 하지 않았고 쓰레기도 되가져 갔다. 
이로인해 이날 축제로 사용한 보리밭에선 쓰레기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 해남군이 추진하는 각 축제장 1회용품 사용 제한이 이미 생활화돼 있었고 또 친환경 축제라는 축제방향에 공감한 결과였다. 

저녁엔 경쾌한 춤 파티

저녁 시간엔 맥주공장 앞에서 디스코 파티가 열렸다.
독특한 음악에 맞춰 저녁 내내 춤을 즐긴 200여명은 광주‧전남에서 온 이들이었다. 이들을 위해 신활력플러스에서 나온 푸드트럭은 저녁 내내 안주를 책임졌다.
수제맥주 파티를 마음놓고 즐길 수 있도록 해남읍에서 파티장까지 순환버스가 운행됐고 황산파출소에선 축제장 앞 도로변에서 안전한 귀가를 도왔다. 
황금빛 보리밀 수제맥주 파티는 ㈜마을기업 연호(대표 박칠성)가 마련했고 해남우리신문이 기획을 도왔다. 
마을기업 연호 박칠성 대표는 실험적으로 시도한 축제였지만 마을 주민들이 높은 평가를 내렸다며 미흡한 점이 많았지만 찾아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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