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다송> 탐구 두 번째다. 제2송은 차꽃ㆍ차나무 가지ㆍ새싹의 아름다운 모습을 노래했다.
“고야산 신선이 분을 바른 듯 피부는 깨끗하고, 꽃술에는 염부단의 황금이 맺힌듯 하구나. 맑은 이슬 흠뻑 젖어 푸른 가지는 벽옥인데, 푸른 싹은 아침 안개 촉촉히 젖어 새의 혀를 닮았네.” 고야선자분기결(姑射仙子粉肌潔) 염부단금방심결(閻浮檀金芳心結) 항해수청벽옥조(沆瀣漱淸碧玉條) 조하함윤취금설(朝霞含潤翠禽舌).
차나무의 모습을 묘사한 시인데 마치 천하일색의 미인을 보는 듯하다. 다음에 이어지는 일곱 편의 노래에서는 차의 역사와 차가 사랑을 받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시를 따라가다보면 차에 얽힌 흥미로운 고사와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에 푹 빠지게 된다. 평소에 보이차나 에스프레소를 즐긴다 해도 그 역사까지 관심을 갖는 독자들이 얼마나 될까?
차를 즐기는데 그치지 않고 차와 관련된 자료를 찾고 시로 풀어낸 초의의 정성이 놀라울 뿐이다.
열번째 노래는 <동다송> 전체의 테마라 할 만하다. 차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에서 벗어나서 조선의 차, 동다(東茶)를 노래하기 때문이다.
“조선에서 나는 차는 원래 중국차와 서로 같아서, 색ㆍ향ㆍ기운ㆍ맛을 의논하면 한 가지라네. 육안차의 맛과 몽산차의 약효를 모두 갖추었으니, 옛사람은 높은 판단으로 겸해서 둘 다 으뜸이라 했구나.” 동국소산원상동(東國所產元相同) 색향기미론일공(色香氣味論一功) 육안지미몽산약(陸安之味蒙山藥) 고인고판겸양종(古人高判兼兩宗).
초의는 우리나라의 차가 하늘 아래서 제일이라고 노래한다. 육안차의 맛과 몽산차의 약효를 모두 갖춘 동다를 따를 차는 없다는 것이다.
한양대 정민 교수는 <동다송> 제10송에 나오는 고인(古人)이 <동다기>를 쓴 이덕리(李德履)라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초의는 우리나라의 차가 최고라고 평가한 이덕리의 자부심을 자신의 시에 담았다.
이상으로 <동다송> 제2송과 제10송을 살펴보았다. <동다송> 전체가 궁금하신 분은 박동춘ㆍ이창숙의 <초의 의순의 동다송ㆍ다신전 연구>나 송해경 교수의 <알기쉬운 동다송>을 보시면 된다.
<동다송>자료를 정리하다가 문득 드는 생각. 해남 어딘가에서 백련 윤재혁 선생이나 고암 최용규 선생의 글씨로 쓰여진 <동다송>병풍을 만날 수 있다면 참 좋겠다.
해남군에서 해마다 <동다송>쓰기 서예대전을 열어서 서예문화도 발전시키고 <동다송>을 돌아보는 기회로 삼는 것도 좋으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