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회 3,000만원 삭감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
해남군이 제2차 추경에 해남청년회의소 행사 무대설치비용 5,000만원을 긴급예산으로 편성했다. 이에 해남군의회는 지원예산액이 너무 많다며 3,000만원을 삭감했지만, 2,000만원을 승인해 지역사회에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해남청년회의소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전남지구 31개 JC회원들이 해남에서 1박2일 간 친선체육대회 및 어울림축제를 진행한다며 총사업비 2억원 중 해남군에 무대설치 비용 5,000만원을 요구했고 이에 해남군은 5,000만원을 긴급 예산으로 제2차 추경안으로 편성해 해남군의회에 제출했다. 청년지원에 관한 조례에 근거해 예산을 편성했다는 것이 해남군의 설명이다.
이 예산을 놓고 군의회에서 논란이 일었다.
민경매 총무위원회 위원장은 “해남에는 37개 청년단체가 있는데 적게는 90만원, 많게는 250만원을 지원하고 있고 이도 1년 총 지원 예산이 4,954만원으로 5,000만원을 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해남에는 로타리클럽, 와이즈맨, 라이온스 등 유사한 사회단체가 있지만 이러한 사업비를 지원한 사례는 없다”며 “이러한 선례를 남기는 것 또한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해남군에서 사업을 할 때 아무리 금액이 적어도 최종결재권자의 승인을 받게 돼 있는데, 5,000만원 사업비를 지원하면서 군수 결재도 없이 예산을 편성해 군의회에 제출한 것도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고 주장했다.
서해근 의원도 “전남 JC 청년들이 해남을 방문해 경제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사회단체 무대설치 비용으로 5,000만원은 너무 과다하다. 또 행사내용을 봐도 특정인을 제외하면 군민들의 참여도 미비해 공공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해남군청 총무과 최석영 과장은 “많은 방문객이 해남을 방문해 숙박 및 식당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돼 예산을 편성했다”며 “비슷한 사업으로 가까운 완도에서는 7,000만원, 진도군은 1억원을 편성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군수 승인건에 대해서는 긴급을 요하는 경우라 구두로 진행됐다고 답변했다. 구두지만 군수 승인을 받았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해남군이 편성한 예산을 놓고 의원들 내에선 집행부에서 충분히 검토한 후 삭감할 수 있었음에도 입장이 난처하니까 해남군의회에 공을 던져 놓은 꼴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그러면서도 군의회는 전액 삭감이 아닌 2,000만원을 승인해 줘 예산 남발이라는 선례를 남기고 말았다.
모 군의원은 이번 삭감 결정에 대해 “일부 단체들은 1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받기 위해 밤낮 고민하고 수십장의 계획서를 제출하는데 이번 사업계획서는 그러한 양식을 전혀 갖추지 않았는데도 해남군이 긴급 예산이라며 추경안으로 편성했다”고 집행부를 꼬집었다.
이번 해남군의 예산 편성권과 해남군의회 예산 승인권을 놓고 지역 내에서의 비판의 소리는 피할 수 없게 됐다. 재난도, 재해도 아닌 사안을 놓고 긴급 예산으로 편성했다는 집행부의 주장, 향후 각 사회단체마다 전남대회, 전국대회를 이유로 긴급 예산을 요구하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