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양식장 정리 미흡
면허지 확장, 해남은 찬밥

1년 만에 다시 바다로 나설 어란 김 양식 어민들이 분주하게 올겨울 바다농사를 준비하고 있다.
1년 만에 다시 바다로 나설 어란 김 양식 어민들이 분주하게 올겨울 바다농사를 준비하고 있다.

 

 1년 만에 강제 휴식기를 끝내고 다시 김 양식에 들어간 만호해역이 분주한 가운데 아직 끝나지 않은 분배 갈등과 면허지 확장으로 인한 불안감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월8일 송지 어란 선착장, 어민들은 크레인을 동원해 부표를 나르고 그물과 말뚝, 부표를 만호해역 김 양식장으로 이동시키느라 분주했다. 특히 수온 상승으로 김 채묘 시기가 2주가량 늦춰지면서 할 일이 더 많아졌다. 
지난해 어란 어민들은 만호해역분쟁으로 강제 휴식기를 가졌기에 2025년 산 김 양식은 어란항의 존폐가 달릴 정도로 중요하다. 
특히 2024년산 김 수출 시장이 역대 최대 호황을 누리면서 해남군도 역대 최대액인 1,138억원의 위판액을 기록했었다. 하지만 만호해역 분쟁 여파로 어란어민들은 1,370ha, 160억원의 손실을 감내해야 했다. 이 같은 손실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해남수협과 진도수협은 지난 7월 만호해역 김 양식장 어업권 분쟁 해결을 위해 상호 협약서를 체결했다. 
만호해역 양식어업권 1,370㏊ 가운데 20%인 260㏊를 진도군에 반환, 나머지 1,110㏊를 2030년까지 사용한다는 협약내용이었다. 협약서 체결 후 어란 어민들은 만호해역 상부 쪽 20%를 제외한 나머지 구역을 새로 정리했다. 제비뽑기를 통해 어란 어민 150여명이 새로운 양식장을 배분받아 김 양식을 시작했다. 
김양식이 다시 시작되면서 분쟁이 일단락된 듯 보이지만 일부 어민들은 여전히 분쟁의 중심에 서 있다. 과거부터 이어진 김 양식은 조류에 따라 휩쓸리고 어촌 관행에 따라 양식장의 위치가 행정 지도상의 표기와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는다. 
이에 어란 어민 17가구의 김 양식장이 진도군와 해남 측 사이 무면허지에 끼어버렸고, 이같이 정식 면허지로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20%를 제외한 80%에 대한 분배가 이뤄졌다. 올해 김 양식장을 오매불망 기다리던 어민들 입장에선 더 이상 어구 설치를 늦출 수 없고 또 이미 80%에 대한 분배도 끝난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입장이지만 불편한 공기는 여전히 감지되고 있다.
어란 어민 A씨는 “주민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채 시간만 가고 있다. 분배도 끝나 다들 바다로 나갈 채비를 하고 있는데, 일부 어민들의 경우 구역이 확실히 정리되지 않아 모두 불편한 마음이다”며 “정부에서는 김 면허지를 확대해 김 생산량을 늘린다는 계획인데 어란 어민들은 면허지 확대는 커녕 기존 바다도 마음 놓고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지난 4월 해수부는 김 양식장 면적을 2,700㏊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전남에 1,658㏊를 배정했다. 하지만 해남 지역은 서남해안 섬들에 막혀 더 이상 면허지를 확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만호해역 분쟁여파에 더해 면허지 확장으로 인한 김값 폭락 우려 등 해남 김 양식업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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