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말 처음 봐 술렁
“돼지곱창 같네”에서 유래

지금 이 시기, 가장 맛있는 김인 곱창김 이름의 시작은 송지면 어란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지금 이 시기, 가장 맛있는 김인 곱창김 이름의 시작은 송지면 어란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1980년대 말, 송지면 어란 매실이 선착장의 작은 배 주위에서 웅성거림이 일었다. 물김 위판이 열린 이날, 물김을 구입하기 위해 작은 목선 주위로 몰려든 김공장 사장들의 눈에 생전 처음 보는 김엽체가 배에 실려 있었다. 김공장 사장 중에는 해남수협 김성주 전 조합장도 있었다. 
생전 처음 보는 김엽체에 누군가 무슨 김이냐고 물었고 작은 목선의 주인장인 어란 어민도 이름을 모른다고 했다. 그저 자신의 김발에 붙여 자란 김엽체를 뜯어왔을 뿐이라는 답변이었다.   
1m가 넘는 길이에 그것도 꼬불꼬불하게 생긴 모양, 누군가 “꼭 돼지곱창처럼 생겼네”라고 하자 모두 그렇다고 한 것이 지금의 곱창김 이름의 탄생이란다.    
김성주 전 조합장은 당시 그 자리에 있던 7~8명의 사람들이 처음 본 김엽체에 다들 신기해 했고 꼭 돼지 곱창처럼 생긴 것을 보고 ‘곱창김’이라 불렀던 것이 지금의 곱창김 이름의 유래라고 말했다. 따라서 곱창김 이름이 최초 탄생한 곳이 해남이기에 곱창김은 곧 해남김이고 상징 김이라고 덧붙였다. 

 

 

우연히 한 어부의 배에 실려온 곱창김은 이후 전 바다로 퍼져 나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맛있는 김 자리를 꾀찼다. 특히 당시는 김 채묘가 발달되기 전이라 어부들은 자연적으로 김발에서 자란 곱창김 엽체를 채취해 말린 후 냉장보관했다고 한다. 그리고 김 채묘시기에 냉장고에서 꺼내 손으로 주물러 짜서 얻는 종자를 김발에서 키웠다고 한다. 
현재 곱창김 가격은 100장 한 묶음에 3만~3만5,000원, 지난해 비해 10,000원 이상 상승했다. 곱창김이 일반김에 비해 가격이 비싼 것은 10월 초순부터 11월까지 잠깐 동안만 생산되는 조기산 김인데다 생육조건이 까다로워 생산량도 한정돼 희소가치가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반 김에 비해 고소한 맛에 단맛, 신맛, 짠맛, 쓴맛 등 특유의 향이 매력적이다. 
부드럽고 식감이 뛰어나 ‘김 중의 김’이라 일컬어지는 곱창김은 지금 이때가 고유의 맛을 볼 수 있는 시기다. 이렇듯 귀한 곱창김은 진도 바다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지만 마른김은 해남산을 최고로 친다. 전국 김가공 공장이 밀집돼 있는 해남군은 마른김 생산의 역사가 깊어 곱창김 제조의 노하루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옛날 서민들의 밥상엔 오르지 못했을 만큼 귀했던 김이 지난해부터 다시 귀한 몸이 됐다. 이렇듯 귀한 몸이 된 김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성씨인 김씨 성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조선시대 광양의 김여익이 최초 김양식에 성공하면서 그의 성을 따 김이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현재 광양에서는 김여익의 업적을 기리는 기념비와 김 시식지가 남아 있고 매년 김 축제도 열리고 있다고 한다. 
해남에서 최초 이름을 얻었다는 ‘곱창김’, 올해는 고수온으로 인해 생산이 감소돼 더 귀한 몸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노명석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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