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시마현은 일본 고구마 산업의 선진지로 알려져 있다. 단순히 고구마 생산량이 많아서가 아니다. 가고시마현은 고구마를 단순 농산물로 다루는 것을 넘어 가공과 체험, 관광을 결합한 ‘6차 산업화’를 성공시켰다. 
고구마를 활용한 디저트 제품, 건강식품, 전통주 등 다양한 가공품을 생산하고, 이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농업을 넘어 농산물로 지역 문화를 만들고 세계로 확장시킨 모델이다.
반면, 해남군은 전국 최대 고구마 생산지로서 명성이 대단하지만, 아직까지도 1차 생산품에 의존하는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해남’ 하면 고구마가 먼저 떠오를 정도로 인식은 넓지만, 그 이미지가 체계적 산업화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해남군은 최근 수십억 원을 들여 ‘초콜릿 마을’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해남군이 초콜릿 마을 프로젝트를 통해 성공적인 결과를 얻길 기대하면서도 지역이 가진 고유 자원인 고구마를 간과했다는 점은 분명 큰 아쉬움이다.
해남의 고구마는 이미 품질과 생산량 면에서 경쟁력을 입증받았다. 하지만 이를 가공산업으로 확장하거나 브랜딩하는 노력은 미흡하다. 해남에서는 지천에 널린게 고구마이고 1시간만 내달려도 귀한 대접을 받는 것이 또 해남 고구마다. 
해남 고구마를 활용한 디저트, 스낵, 음료 등 다양한 가공품을 개발·홍보하고 이를 체험 관광과 결합하는 것이 여타 축제보다 더욱 현실적이며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지역사회에서 끊임없이 제기되는 문제다.  
오늘날 농업은 단순히 생산량을 늘리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농산물의 고유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지역 경제 활성화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가고시마현은 이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이는 해남군이 외부 요소에 의존하지 않고, 이미 보유한 강점을 강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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