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다습한 환경, 확산 주범
맞춤형 방제시스템 구축해야

고온다습한 기후가 이어지면서 김장배추의 무름병 피해가 속출했다.
고온다습한 기후가 이어지면서 김장배추의 무름병 피해가 속출했다.

 

 배추 재배 농가들이 무름병 피해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급격한 기후변화를 대비하는 방제작업이 요구되고 있다. 
해남군 배추재배 면적 중 가을배추의 30% 가까이 무름병, 노균병, 뿌리혹병 등의 피해를 입은 상태다. 특히 올해는 고온다습한 기후가 이어지면서 무름병 피해가 컸는데 김장철 배추 상태가 겨울배추 작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농민들은 촉각을 세우고 있다.
무름병은 배추 정식기였던 지난 9월부터 이어진 잦은 강우와 10월까지 지속된 이상 고온 현상이 주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무름병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병해로, 병원균이 해충이나 기계적 상처를 통해 침투하면서 배추의 밑동이 물러지고 갈색 병반이 형성되는 증상을 보인다. 특히 병이 심각해질 경우 배추에서 악취가 나며 상품 가치가 크게 떨어진다. 
산이면에서 배추를 재배하는 박모 씨(71)는 “밭 전체가 병든 배추로 가득하다. 무름병이 이렇게 빠르게 번진 것은 처음이다”며 “김장배추가 저 모양이니 겨울 배추도 벌써부터 걱정이다”고 한숨을 쉬었다.
배추 무름병의 근본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꼽고 있지만 해남 배추밭 대부분이 평두룩으로 만들어져 배수가 원활하지 않은 것도 병해가 번지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 
전문가들은 무름병을 막기 위해서는 토질 개선 및 방제작업에 더 신경써야 한다고 전했다.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내년 날씨도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농가에서는 식재 전 무름병 피해가 있는 밭에 토양살균제나 소득 등을 실시하고, 식재 후에도 무름병 예방 및 방제에 더욱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처럼 무름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저항성이 강한 품종의 배추를 선택하고, 배수로를 개선하며, 적기에 정식하는 등 사전 관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병에 감염된 작물을 조기에 제거하고 수확 후 잔재물을 철저히 처리해 병원균 전염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배추피해는 단기적인 방제 노력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황산면의 한 농민은 “배추 무름병 확산은 기후변화와 농업 환경의 문제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농업 환경에 맞춘 맞춤형 방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기후변화에 대비한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후변화는 앞으로도 더 심각한 형태로 농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에 정부와 지역사회가 협력해 농촌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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