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향교 ‘작명례’
“너의 이름은 정사 정(政), 아름다울 혁(奕)자를 써서 정혁이라고 한다. 이는 이 어려운 세상에 약자의 편에 서서 정사를 펴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큰 인물이 되라는 의미다”
이정혁 군의 작명례에서 주례로 봉직한 해남향교 임형기 전교의 말이다.
지난 12월17일 해남향교(전교 임형기)에서 ‘2024 탄생아 전통 작명례’ 행사가 원로 유림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작명례에는 이형민⋅심은정 부부의 차남 정혁 군과, 박영우⋅한아라 부부의 딸 단이 양 등 두 가정이 참여했다.
임형기 전교는 “사람의 육신은 유한하지만 그 이름은 영원하기에 아이에게 이름을 부여할 때는 일정한 의식과 아이를 훌륭하게 키우겠다는 부모의 큰 뜻이 담긴다”며 작명례 의미를 전했다.
작명에 참여한 아버지 이형민씨는 “오늘 둘째 아들의 이름을 지은 날로 아이의 길운이 작명으로부터 시작되고 작명은 이 아이의 운명으로 이어갈 것을 생각하니 오늘의 행사가 나와 아이를 이은 특별한 행사로 기억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 선조들은 아이를 낳으면 낳은 지 석 달이 되는 그믐날에 어머니가 아이를 아버지에게 인도하고 아버지는 예복을 갖춰 정결한 마음으로 아이의 이름을 지어 사당의 조상님에게 고했다고 한다.
해남향교는 매년 작명례, 전통혼례식 등 우리 고유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박영자 기자
hpakhan@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