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영/눙눙길 대표, 황산면 주민자치회 사무국장
                     김지영/눙눙길 대표, 황산면 주민자치회 사무국장

 

 광주에서 성공적으로 막을 내린 ‘옥매광산: 별들을 생각하는 밤’ 전시는 2,000여 명이 넘는 관람객을 맞이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방문객들은 “몰랐던 아픈 역사에 대해 알게 해줘서 고맙다”, “역사적 사실의 나열을 넘어 이를 주민들이 참여한 예술로 담아내니 더욱 감동적이다”라는 반응과 함께 광부들을 추모하는 마음을 방명록에 남기며 깊은 공감을 표했다. 
인근 유치원 어린이들까지 방문해 서툰 글씨로 ‘광부님 고맙습니다’를 남기기도 했다. 세대를 아우르는 전시로 자리매김한 이번 행사는 단순한 전시를 넘어 지역의 잊힌 역사를 되새기는 시간이었다.
지난 12월13일부터 해남군청 앞 아트마루 2층 전시장에서 시작된 이번 전시는 광주 전시의 성과를 이어가며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해남의 자연, 주민들의 삶, 그리고 희생된 118인의 광부들에 대한 추모와 감사의 메시지가 이번 전시에서도 중심에 있다. 주민들과 예술가들이 협력해 만든 작품들은 단순한 예술적 창작물이 아니라, 그 땅과 사람의 생명력과 기억을 담은 중요한 기록으로 남는다.
전시 개막일에 해남시네마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상영회는 유가족과 해남군민들이 함께 모여 옥매광산의 역사와 그 속에 담긴 고통을 공유하고, 미래를 향한 새로운 비전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상영된 다큐멘터리 ‘기억되어지는 땅-해남’은 김서량 작가가 희생된 광부들과 그들의 유가족, 그리고 현재를 살아가는 해남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며 큰 울림을 주었다.
이어진 상영에서는 눙눙길 청년마을에서 지난 5월에 주최한 예술인 캠프 및 축제, ‘아수라활활타’의 기록 영상도 소개됐다. 이 행사는 전국의 젊은 예술가 15팀, 총 30명이 해남 옥동초와 옥연마을에 모여 해남의 자연과 역사에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작품을 만들고, 그 과정을 기록한 프로젝트다. 영상은 예술가들이 옥매광산과 해남의 풍경 속에서 얻은 창작적 통찰과 과정을 보여주며, 지역과 예술의 융합이 만들어내는 가능성을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과거를 추모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를 기반으로 미래를 연결하는 예술적 실험이다. 광주 전시에서 이어진 주민 워크샵의 결과물들은 해남에서도 그대로 전시돼 지역 주민들과 관람객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갔다. 종이 장식물, 흙토우, 종이인형 등 주민들이 함께 만든 작품들은 전시장에 따뜻한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공동체의 치유와 화합을 상징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전시장은 해남의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연출됐으며, 방문객들은 전시 작품과 공간을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어주는 시간을 경험한다. 
‘옥매광산: 별들을 생각하는 밤’ 해남 전시는 오는 12월22일까지 이어지며, 이 땅의 이야기를 예술로 기록하고 나누는 자리로서 지역 주민들과 외부 방문객 모두에게 특별한 의미를 전달할 것이다. 과거의 상처를 기억하고 이를 예술로 승화시키며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하는 이번 전시는 해남이 가진 역사적, 예술적 가능성을 더욱 넓혀가는 과정의 일환이다.
이번 전시와 다큐멘터리 상영이 과거를 기억하며 미래를 향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들이 해남뿐만 아니라 더 넓은 지역 사회와 함께 공감과 치유의 메시지를 나누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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