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5개 마을 중 90% 육박
신선식품 접근성 고민하자

농촌마을 90%정도가 식품사막화에 처해있다. 고령의 노인들은 신선채소를 사기 위해 면소재지 또는 읍으로 나와야 한다.
농촌마을 90%정도가 식품사막화에 처해있다. 고령의 노인들은 신선채소를 사기 위해 면소재지 또는 읍으로 나와야 한다.

 

 해남군 행정리 515개 마을에서 일정 반경 내에 식료품점이 없어 건강한 식품에 접근하기 어려운 마을은 90% 이상인 약 470여개 마을로 나타났다. 
해남읍과 면소재지를 제외한 대부분의 마을이 식료품을 살 수 있는 점포가 없는 상태다. 마을에 소매점이 있더라도 우유, 계란, 두부 등 신선식품은 취급하지 않아 라면, 참치캔 등 인스턴트 음식만 구입이 가능하다. 논밭과 바다를 품고 있는 해남 농촌마을 90% 이상이 식품사막화에 놓여 있는 것이다, 
특히 홀몸가구로 구성된 면단위 고령 어르신들은 신선한 두부, 계란, 과일, 고기와 같은 식료품을 구하기 위해 면소재지까지 나가야 하는데, 최소 반나절이 소비된다.
신선식품 접근성 문제는 단순한 생활 불편을 넘어 주민들의 영양 상태와 건강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전국 대부분의 농촌이 해남과 비슷한 상황으로, 여러 지자체에서 이를 대처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대중교통 인프라 개선, 이동형 마트 확대, 로컬푸드 직매장의 확대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농어촌지역의 식품 사막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 집 앞 이동장터’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전북도, 식품의약품안전처, CU편의점이 협업해 CU편의점의 냉장 이동차량을 활용해 운영하는 방식이다.
전북 진안·임실군 내 4개 마을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내 집 앞 이동장터’는 냉장·냉동시설을 갖춘 차량이 마을을 순회하며 포장육, 우유, 과일, 채소, 음료, 스낵 등 70여 종의 식료품을 판매한다. 주로 마을에서 30분~1시간을 달려가야만 살 수 있는 돼지고기, 소고기, 두부, 콩나물, 우유, 과일, 생필품 등이 포함하고 있다. 전북도는 이번 사업을 통해 농촌 지역의 식품사막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지원 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다. 
식품사막화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농협에서 이동식 마트를 운영하는 곳도 있다. 영암농협에서는 ‘동네방네 기찬장터’, 고흥거금도농협에서는 ‘화목장터’인 이동식 마트를 운영하며 생필품과 신선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통계청의 농림어업총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국의 3만7,000여 행정리 중 73.5%인 2만5,000여 곳에 소매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전남은 83.3%로 전북(83.6%)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 농촌 지역의 영양 섭취 부족 비율이 도시민보다 높아 영양 불균형 문제 또한 심각하다. 
이에 류기준(더불어민주당·화순2) 전남도의원은 지난해 12월5일 전남도의회 제386회 제2차 정례회 5분 자유발언에서 “식품 사막화 해결을 위해 전남도의 정책적인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주문했다.
류기준 의원은 “식품 사막화는 단기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문제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적 접근과 지역사회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농촌의 식품 사막화를 막기 위한 전남도의 정책을 요구했다. 
주문한 신선식품을 다음 날 새벽에 받아보는 도심과 달리, 흔한 두부 한모, 달걀, 콩나물 한줄기도 쉽게 살 수 없는 것이 농촌의 현실이다. 
농촌 지역의 고령 주민들은 도시민에 비해 과일, 육류, 유제품 등의 섭취량이 낮으며, 영양 불균형으로 인한 건강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초고령화 지역인 해남에서도 식품사막화에 대한 정책적 대응이 논의돼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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