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산면 시등, 집어삼킨 불길
해남군 긴급 생계 지원

주민들은 하루빨리 복구가 이뤄지길 바라지만, 불길이 휩쓸고 간 자리는 잿더미만이 남아 있다.
주민들은 하루빨리 복구가 이뤄지길 바라지만, 불길이 휩쓸고 간 자리는 잿더미만이 남아 있다.

 

 황산면 시등로 한복판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가 진화된 지 4일이 지났지만, 현장은 여전히 잿더미와 검붉게 그을린 흔적들로 가득하다. 해남에서 단일 건수의 화재 사고는 많았지만 건물 8채가 한순간 전소된 사례는 없었다. 
사고가 발생한 것은 지난 2월24일 오후 8시경, 불길은 황산면소재지 중심지에서 솟아올랐고, 신고 접수 4분 만에 소방당국이 출동했다. 
해남소방서는 즉시 소방 대응 1단계를 발령하며 총 125명의 인력과 35대의 장비를 동원해 진화에 나섰다. 약 4시간 뒤인 밤 11시42분경, 불길은 완전 진화됐지만 이미 모든 것이 불에 타 사라진 후였다.
철물점에서 시작된 불길은 바로 옆 식당과 인력사무소, 주택과 창고를 빠르게 집어삼켰다. 거센 바람을 타고 번진 불길은 삽시간에 8개 건물을 전소시키며 주민들에게 깊은 충격을 남겼다.
지난 2월27일 방문한 현장은 여전히 매캐한 불 냄새로 가득 차 있었다. 한때 생업의 터전이던 건물들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녹아내렸다. 철재 구조물은 엿가락처럼 휘어졌고, 그 사이로 숯덩이가 된 생활용품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화재 현장 맞은편에서 상가를 운영하는 A씨는 당시를 떠올리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주민 A씨는 “야밤에 갑자기 터진 불길이 순식간에 번지면서 주변 가게들이 속수무책 불길에 휩싸였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서 불길을 잡기가 더 어려웠다”며 “너무 놀라서 가게를 뛰쳐나왔는데, 모든 게 불타는 걸 보니 할 말을 잃었다”고 말했다.
해남군은 피해 주민들을 위해 긴급 생계 지원과 임시 거주시설 제공, 화재 폐기물 처리 지원 등을 포함한 대책을 마련했다. 
또 건축물 재건축 인허가 절차를 지원하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피해 복구를 돕기 위한 정책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잃어버린 삶의 터전을 원래대로 복구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주민들은 하루빨리 복구가 이루어지길 바라지만, 불길이 휩쓸고 간 자리에는 여전히 잿더미만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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