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연 개인전 행촌미술관
3월6일~4월2일 까지
“네가 네 장미를 그토록 소중하게 여기는 건 네가 네 장미를 위해 들인 시간 때문이야.”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에서 장미는 특별한 존재다. 어린왕자가 떠나온 자신의 별에 피어 있던 단 하나의 장미. 여행을 하면서 수많은 장미를 보게 되고, 여우를 만나 관계의 의미를 깨달으면서 진정한 소중함이 무엇인지 배우게 된다.
3월6일부터 4월2일까지 해남종합병원 내 행촌미술관에서 수묵화가 이지연의 개인전 ‘어린왕자에게 꽃을’ 전시회가 열린다.
이곳에선 어린왕자가 바라보는 꽃은 장미뿐이 아니다. 배추와 유채, 무화과, 동백 등 해남의 들판과 정원, 계절마다 피고 지는 꽃들이 어린왕자와 함께 새롭게 태어났다.
전통적인 수묵화의 기법바탕 위에 현대적 감성을 더해 자연과 인물을 표현하고 있는 이지연 작가는 지난해 3월 산이정원을 찾았다.
그곳에서 온갖 꽃을 만나고 산이정원 조형물 중 어린왕자 조각작품에 영감을 받아 어린왕자와 산이정원의 꽃들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동안 묵의 단색으로만 표현하던 그림을, 꽃과 색을 깊이 탐구하면서 변화를 시도했다. 꽃의 형태는 산수풍경과는 또 다른 해석이 필요했다. 그렇게 작가는 어린왕자와 꽃을 함께 그리며 색채와 감성을 더욱 풍부하게 담아냈다.
특히, 전시 작품 속 어린왕자의 여우는 작가의 반려견 ‘누비’를 닮았다.
작가와 함께 임하도 바닷가를 산책하던 누비는 어느새 그의 그림 속으로 스며들었고, 어린왕자와 나란히 서서 꽃과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어린왕자는 단순한 캐릭터가 아닌, 작가 자신이기도, 때로는 부처의 얼굴을 닮은 존재이기도 하다.
행촌미술관 이승미 관장은 “어린왕자의 세계관과 꽃의 상징성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전시로, 많은 이들에게 따뜻한 감성을 전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해남에서 열린 후 4월15일부터 27일까지 서울 갤러리 스페이스결에서 이어진다.
한편 이지연 작가는 홍익대 출신으로 현재 홍익대 초빙교수로 활동 중이며 그의 작품은 주시카고 총영사관, 주코스타리카 대사관, 주볼리비아대사관에 소장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