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환 작가 개인전
임하도 ‘금요일의 섬 갤러리’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화가가 있다. 10년간 중국, 태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 세계 곳곳을 누비며, 바람을 가르고 달리는 동안 세상의 풍경을 스케치해 온 화가 김석환. 그의 여행은 해외에서 멈추지 않는다.
올 2월 작가는 문내면 임하도에 정착해 새로운 자전거 여행을 시작했다. 임하도 해안선을 따라 달리며 바다 바람을 맞고, 해남공룡박물관과 고천암, 미황사, 대흥사, 땅끝마을을 지나 완도까지 달렸다.
국도 1호선의 출발점인 우수영을 거쳐 명량해전이 펼쳐진 울돌목, 그리고 진도대교를 건너 진도까지. 해남과 진도, 완도를 연결하는 자전거 여행은 다시 그의 스케치북을 채웠다. 그의 자전거 여정을 담은 작품 330점이 3월7일부터 4월6일까지 문내면 임하도 ‘금요일의 섬’ 갤러리에서 전시된다.
김석환 작가는 “여행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예술적 경험의 연장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여행 중 잠시 멈춘 순간의 풍경을 그림으로 남겼다. 그렇게 완성된 작품들은 관광지의 전형적인 이미지가 아니라, 그곳을 지나간 화가의 시선과 감각이 고스란히 담긴 기록이 됐다.
이번 전시에는 유럽의 유명 미술관 작품부터 훗카이도 작은 골목길, 담벼락, 일상의 사람들까지, 그림을 따라가다 보면 마치 세계 일주를 다녀온 듯한 기분이 든다.
김석환 작가는 “자전거 여행을 하는 동안 도인이 된 것이 아니라, 노인이 됐다”고 농담처럼 말한다. 그러나 그의 그림에는 긴 여정 속에서 발견한 새로운 시선과 삶의 깊이가 담겨 있다. 자전거는 그에게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자 감각을 열어주는 도구였던 것이다.
전시를 기획한 ‘금요일의 섬 갤러리’ 이승미 관장은 “이번 전시는 단순한 여행 그림이 아니라, 여행이라는 행위를 통해 세상을 기록하는 방식에 대한 탐구”라며 “작가와 함께 길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의 시선도 여행자의 것이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