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이 4·2 전남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창당 후 첫 기초단체장 당선자를 배출했다.
이번 담양군수 재선거의 조국혁신당 후보 당선은 내년 동시지방선거를 앞둔 민주당 입장에선 상당히 곤혹스러운 사례가 됐다. 또 민주당 중앙당과 지역구 국회의원의 후보 결정에 유권자들이 NO할 수 있다는 경고의 예도 됐다.
지역구 국회의원인 이개호 의원의 입지도 축소됐다. 이개호 의원은 영광군수 보궐선거에서도 당을 힘들게 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현역 국회의원들이 대거 군수선거에 투입되는 보기 드문 예를 만든 것이다. 물론 결과는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지만 민주당을 긴장시키는 데는 충분했다. 그런데도 민주당의 자만은 이어졌다.
이번 담양선거도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김민석 수석최고 위원, 김병주, 한준호 최고위원, 박지원 국회의원 등 민주당 간판급 의원을 비롯해 36명의 국회의원이 담양을 찾았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도 찾았다. 민주당은 여론조사에서 월등히 앞선 후보 대신 문재인 정부 청와대 행정관 출신을 투입시켰다. 물론 경선을 치렀지만 가점과 가산점 때문에 처음부터 승패가 예견된 경선이었다.
영광군수 보궐선거에 이어 이번 담양군수 재선거에서도 해남 군의원 및 지역구 당직자들도 연일 담양을 찾아 지원을 펼쳤다. 이도 매우 드문 일이었고 다들 처음부터 민심 이반을 읽었다.
담양은 지난 제22대 총선에서 민주당 위성정당이었던 더불어민주연합에 38%, 조국혁신당에 43%의 지지율을 보냈다. 당시 전남 평균 지지율은 더불어민주연합 39.88%, 조국혁신당이 43.97%였다. 민주당은 이 수치를 너무 간과했다. 이는 광주‧전남의 민심이 언제든 옮겨갈 수 있다는 수치다. 그럴 수 있음을 이번 담양군수 재선거가 보여줬다. 민주당의 후보 경선에 대한 민심의 경고인 것이다.
민주당은 호남을 아성으로 삼아 전국 정당으로 성장했다. 또 전국을 기반으로 한 정당이지만 호남이 흔들리면 뿌리가 흔들리게 된다.
그러나 호남의 입장에선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경쟁이 지역발전을 촉진시킬 수 있다. 깃발만 꽂아도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던 황색바람은 호남발전을 역행시킨 면이 컸다. 이같은 황색바람은 민주당 국회의원들의 공천권 전횡을 불러왔고 토호세력들의 정치진출의 발판이 됐다.
이번 담양군수 재선거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조국혁신당 후보가 광범위하게 진출할 희망이 됐다. 또 조국혁신당도 호남에서의 외연 확장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는 호남 유권자들의 입장에선 선택 폭이 넓혀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민주당 옷만 입으면 당선될 수 있다는 등식이 깨지는 것이다.
조기대선이 치러지고 정권교체가 이뤄지면 이는 더욱 가속화된다. 호남은 정권교체의 여망이 클 때는 민주당에 힘을 실어주지만 정권교체가 이뤄지면 폭넓게 후보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이번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정철원 조국혁신당 후보는 51.82%(1만 2860표), 문재인 정부 청와대 행정관 출신인 민주당 이재종 후보는 48.17%(1만 1956표)를 얻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