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척면허 무효 소송도 제기
생태 관광지로 복원 주장

문내면 ‘혈도(피섬) 역간척 추진을 위한 대책 토론회’가 해남군의회 1층 주민소통실에서 열렸다.
문내면 ‘혈도(피섬) 역간척 추진을 위한 대책 토론회’가 해남군의회 1층 주민소통실에서 열렸다.

 

 간척 50여년 만에 다시 바닷물을 불러들이자는 ‘역간척’ 논의가 시작됐다. 
해남군농민회와 해남군의회, 혈도역간척추진위원회가 공동 주관한 문내면 ‘혈도(피섬) 역간척 추진을 위한 대책 토론회’가 지난 3월31일 해남군의회 1층 주민소통실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주민 200여 명을 비롯해 환경단체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했다.
주최 측은 “혈도 간척지를 갯벌로 되살리고, 생태와 역사, 공동체가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복원하는 방안을 주민들과 함께 고민해보자”는 취지로 이번 토론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간척지 내 태양광발전단지 추진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자연 회복을 통한 대안 마련의 첫걸음으로 주목된다.
첫 발제자로 나선 전승수 전남대 교수는 독일 ‘랑어욱(Langeoog)’, 네덜란드 ‘워터두넨(Waterdunen)’, 영국 ‘월러시섬’ 등 유럽의 역간척 사례를 소개했다. 특히 독일 랑어욱은 1986년 간척 제방을 트고 갯벌 생태계를 되살린 뒤, 현재 연간 10만 명이 찾는 생태 관광지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혈도 역시 생태를 복원해 지역경제로 연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외부 자본 유치보다 해양수산부·환경부·농림부의 협력 속에, 민간이 이끄는 주민사업체가 설계부터 운영까지 맡고 수익은 주민에게 분배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라 제안했다.
이어 추진위 측에서는 간척 면허의 법적 타당성 문제를 지적하며 “1952년 당시 주민 동의 없이 이뤄진 간척사업은 환경권 침해이자 공동체 권리 박탈”이라고 주장했다. 
시민 기부를 통한 부지 매입 계획과 함께 갯벌 생태복원과 역사자원 활용을 결합한 ‘명량 1597 프로젝트’도 함께 제안했다.
이날 토론에는 박종기 해남문화원 이사, 오영상 광주의숲 대표, 김문재 혈도역간척추진위원장, 황은주 세계자연보전연맹 한국위 사무총장 등이 참여했다. 
토론에서는 생태자산과 역사성을 연결한 복합문화공간 조성, 주민 중심 생태관광 모델 구상, 민관 거버넌스 구성의 필요성 등을 논의했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단기 수익에 그칠 태양광사업이 아닌, 장기적인 국비지원 기반의 생태예산 플랫폼으로 전환할 기회”라며 지역 정치권의 결단을 촉구했다.
한편 혈도 간척지는 현재 모아건설 소유로, 남동발전이 신재생복합단지 조성을 추진 중이다. 
이에 맞서 추진위는 간척면허 무효 확인 소송, 부지매입을 위한 국민 캠페인,  사업자와의 재판상 화해 등 복수 전략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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