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기자재 클러스터
실시설계비 전액 삭감
솔라시도 기업도시에 들어서는 10개 공모사업 중 482억 규모의 수산양식 기자재클러스터 조성 사업의 폐기 가능성이 높아졌다.
해남군의회가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의에서 수산양식 기자재클러스터 조성 사업 실시설계비 13억98,262,000원을 전액 삭감했다.
해남군은 지난해까지 각종 공모사업에 역량을 집중시켰다. 이 결과 솔라시도에 10개 사업이 선정됐는데 총사업비 3,078억, 이중 군비가 1,021억이 투입된다. 이와 관련 과연 솔라시도에 들어서는 각종 공모사업이 해남군 발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해남군의 재정 여건상 운영비를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그동안 여러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해남군의회는 지난 4월3일 해남군의회 임시회에서 수산양식 기자재 클러스터는 사업 성격과 규모상 국가가 주도적으로 관리 운영해야 할 사업이다며 삭감했다. 또 공모사업이라고 하지만 향후 어떻게 운영하고 또 그에 따른 운영비 부담이 크다는 점도 삭감 이유가 됐다. 이는 해남군도 공감하는 부분이다.
수산양식 기자재 클러스터 조성사업은 총예산 482억원으로 이중 군비 부담률은 토지매입비 포함 163억원이다. 향후 운영비는 포함되지 않은 예산이다.
또 문제는 건축비의 천정부지 인상이다. 당초 사업비는 482억원이었지만 건축비가 30~40% 인상된 것을 고려하면 500억원이 훌쩍 넘게 된다. 이를 피하려면 시설규모 축소는 불가피해진다.
수산기자재 클러스터 사업은 국가공모사업이면 무조건 응모해 가져와야 한다는 군정의 강박관념이 불러온 대표적 사례이다.
해남군의회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군의회는 이번 제2차 추경에서 일단 실시설계비를 삭감했지만 이전에 사업부지 매입은 승인했다. 보성건설이 제시한 토지매입비는 평당 55만원, 수산기자재 클러스터에 필요한 부지는 1만평으로 토지매입비만 55억원이 투입된다.
국가공모사업이면 무조건 승인해야 한다는 군의회의 무의식이 지속돼 온 승인의 결과였다.
또 이 사업 용역보고서도 장밋빛이었다. 용역보고서에선 국내 수산기자재 시장 규모는 연간 1조9,503억, 내구연한 3년 정도를 고려하면 연간 6,500억원 가량의 신규 기자재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또 양식용 의약품 등을 포함하면 3,000억원 이상의 추가 시장이 발생, 연간 1조원의 신규 물량이 발생할 것이란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러한 청사진에 들뜬 해남군은 수산양식 기자재 클러스터를 2027년 건립 목표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이러한 청사진이 맞다고 해도 작은 지자체인 해남군이 이를 수용할 조건과 운영능력이 갖춰졌느냐의 것이다. 정부 또는 대기업에서나 가능한 사업 규모이자 내용이다는 것이다.
한편 수산기자재 클러스터는 부지면적 33,058㎡(약 1만평)에 연구지원센터, 기업지원동, 물류유통 AS센터, 육·해상 실증 테스트베드 등이 포함된다. 사업비는 총 482억(국비 212억 원, 도비 106억원, 군비 163억원)이다.
이번 수산양식 기자재클러스터 조성 사업 예산 삭감은 솔라시도에 추진되는 나머지 사업에 대해서도 검증이 필요하다는 과제를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