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유치 유리
에너지 자립형 도시 목표
해남군이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 및 조성사업에 본격 착수한다.
해남군은 솔라시도 일대를 중심으로 전력 자립 기반을 구축하고,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신산업을 유치하는 ‘지산지소형 에너지 생태계’ 모델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분산에너지는 중앙 발전소에서 전력을 생산해 전국으로 송전하는 기존 체계와 달리, 수요지 인근에서 전력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방식을 말한다.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바이오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다양한 소규모 발전원을 지역 단위로 분산 배치하고, 이를 유기적으로 관리·운영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는 2022년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을 제정, 전국적으로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을 시범적으로 지정해 운영할 계획이다. 해당 지역에서는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고, 전력 계통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규제 특례와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해남군은 전남도와 함께 솔라시도 인근 약 400㎢ 부지를 중심으로 ‘해남 솔라시도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자는 ㈜BS산업이 맡았으며, 전력수요 유치형 모델과 신산업 활성화형 모델을 병행하는 구조다.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전력수요유치형’ 사업으로, 솔라시도에 계획 중인 ‘AI 슈퍼 클러스터 허브’와 연계한 대규모 데이터센터 유치다. 대량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자체 전력망을 구축함으로써, 외부 송전선로 건설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기업들에게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기반 전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신산업 활성화형’ 모델로는, 유연접속 기반의 계통접속 제어 플랫폼과 통합발전소(VPP) 기술을 도입한다.
유연접속은 전력을 바로 계통에 연결하지 않고, 실시간 전력망 상태를 분석해 수요가 발생할 때만 전력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로써 송전선로 과부하를 피하고, 발전사업자와 전력수요자 간의 효율적인 에너지 거래가 가능해진다.
VPP(Virtual Power Plant, 가상발전소)는 여러 개의 소형 발전소를 통합해 하나의 대규모 발전소처럼 운영하는 기술로, 에너지의 생산과 소비를 실시간으로 조정할 수 있어 분산형 에너지 체계의 핵심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해남군의 이번 사업은 정부의 ‘기회발전특구’ 정책과도 긴밀히 연계된다. 기회발전특구는 지방의 인구감소 및 산업 공백을 해소하고자, 전략적으로 기업 유치와 산업 인프라를 집중 지원하는 제도로 해남군은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안에 입주하는 기업들에게 세제 혜택, 규제 특례, RE100 기반 전력 공급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에너지 인프라 기반의 신산업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올 상반기 중 1차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을 공식 지정할 예정이며, 에너지 전환과 균형 발전을 동시에 겨냥하는 해남의 실험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