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1회, 도깨비 나드리
코스 요리처럼 차 즐긴다
고즈넉한 밤 해남 군민광장 중앙계단에서 빈백에 기대 쉼을 갖는 사람들, 헤드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색다른 티(Tea) 코스를 즐긴다.
해남 청년들이 만드는 웰니스 프로젝트 ‘도깨비 나-드리’다. 지난 4월18일 첫선을 보인 도깨비 나-드리는 야간에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행사다.
밤 8시, 사연을 보내 선정된 20명이 하나둘 모였다. 업무, 학업, 알바,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이들이 여유를 찾아 사연을 보냈고 연인, 친구, 홀로 찾는 이들이 많았다.
서로의 쉼을 방해하지 않는 무소음, 무공해 행사로, 음악은 헤드폰에서만 들을 수 있다.
자리에 앉으면, 일상적이었던 군민광장이 어느새 색다른 공간으로 바뀌고 3가지 티코스가 순차적으로 자리로 배달된다. 마치 코스 요리처럼 다양한 차를 서비스하는 ‘티코스’는 ‘티오마카세’라고도 불리며 수도권 Z세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이날 티코스는 티 블랜딩을 전문적으로 하는 오울림 티소믈리에가 직접 테마에 맞춰 진행했다.
오울림 티소믈리에는 부모님이 일궈낸 북일면 설아다원의 유기농 녹차를 젊은 감각으로 소개하며 전국의 유명 블랜딩티 대회에서 수상하는 등 젊은이들에게 차의 간격을 좁혀가고 있다. 이날 ‘그대는 봄이요. 나는 꽃이다’라는 주제로 여는 차, 머무르는 차, 맺는 차가 나왔다.
첫 번째 코스는 겨울을 이겨낸 차나무가 맺은 여린 새순으로 만든 해남 유기농 우전 녹차와 금귤정과다. 두 번째 코스는 그린 루이보스에 유자와 레몬그라스, 목련꽃을 더해 만든 블렌딩티이며 딸기찹쌀떡과 도라지정과, 호두정과를 곁들였다. 마지막 차는 해남 유기농 쑥차와 다크초콜릿이다.
해남군민광장 중앙계단에 오르면 오랜 세월 그 자리를 우두커니 지켜온 수성송과 해남의 야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느긋하게 쉼을 즐기는 모습에 길을 지나던 군민들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성벽 아래에는 누구나 차를 마시고 갈 수 있는 좌석과 차가 마련돼 군민들도 일상의 쉼을 얻었다.
웰니스 프로젝트 ‘도깨비 나-드리’는 해남문화관광재단의 해남특화 밀착형 문화 프로그램이다. 해남군 청년들의 주도로 야간에 진행되며, 4월부터 9월까지 진행된다.
오는 5월10일에는 ‘나는 초록의 한 조각이었다’라는 주제로 열리며, 사연에 선정된 20명을 대상으로 한다.
참가 방법은 ‘나에게 쉼이 필요한 이유’ 한 문장과 별명, 연락처, 참여 인원을 적어서 인스타그램 @dokb_nadri 또는 050-6522-9448로 보내면 된다.
다음 행사는 6월21일, 8월8~9일, 9월13일에 열리며, 현장에서는 예약 없이 누구나 이용 가능한 워크인 찻집도 운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