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선 미화원, 비닐 등 이물질 해결
입소문 나 퇴비 인기, 재고량도 없다

김근선 환경미화원은 퇴비 이물질을 걸러내는 정제 장치를 개발해 퇴비 품질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김근선 환경미화원은 퇴비 이물질을 걸러내는 정제 장치를 개발해 퇴비 품질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해남군이 운영 중인 생활자원처리시설에서 음식물쓰레기를 활용한 퇴비가 입소문이 나고 있다. 매달 퇴비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어 재고가 남아나질 않는다. 
이는 퇴비의 질이 향상되면서 가능했는데, 한 환경미화원의 손에서 시작됐다. 16년차 환경미화원 김근선(52)씨는 자동차 정비 경력을 바탕으로 이물질을 분류하는 퇴비 정제 기계를 직접 설계·제작했다. 기존 퇴비에서 문제가 됐던 비닐과 이물질 문제를 해결해낸 것이다.
김근선씨는 “환경미화원이기 전에 기술자였기에 기계 개선 아이디어가 많았다”며 “좋은 퇴비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시행착오를 거쳐 완성했다”고 밝혔다. 
기존의 비료에서는 육안으로도 분쇄된 비닐 찌꺼기와 이물질을 확인할 수 있었다. 
14개 읍면에서 거둬들인 음식물쓰레기는 하루 13만톤 정도이며, 음식물자원화시설에 모이면 가장 먼저 이물질을 걸러낸다. 비닐, 나무젓가락, 물티슈, 젓가락, 국자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이물질들은 비료의 상품성도 떨어뜨리기 때문에 일차적으로 해남군 생활자원처리시설은 음식물쓰레기가 타고 올라오는 컨베이어벨트에 강력 자석을 설치해 칼, 젓가락, 국자와 같은 금속 이물질을 걸러낸다. 
음식물쓰레기를 분쇄하며 금속 이물질이 있으면, 기계 고장으로 이어져 최소 천만원 이상의 수리비가 발생하기 때문에, 해남군은 이를 방지하고 있다. 
금속 이물질을 걸러낸 음식물쓰레기를 분쇄해 왕겨, 톳밥, 미생물 등과 섞어 발효시켜 퇴비를 만든다. 
지난 1월 이곳에 발령을 받은 김근선 미화원은 이물질 제거를 위해 아이디어를 모으기 시작했고, 공사장에서 모래와 흙을 골라내는 채반을 떠올렸다. 
김씨가 개발한 정제 장치는 진동을 이용해 8mm, 7mm 채반으로 이물질을 걸러내 퇴비 품질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먼저 진동을 만들어 퇴비에 섞인 돌, 조개껍질, 뼈, 쇠, 비닐 등을 분류해낸다. 여기에 비닐은 환풍장치를 통해 진공 흡입해 비닐을 톤백에 모은다.
이전에는 완성된 퇴비를 곧바로 톤백에 담았다면, 지금은 이물질 분류를 통해 이물질, 비닐, 퇴비가 3종으로 분류된다.
이 장치는 김근선 미화원이 직접 용접을 해서 만들었고, 재료비는 100만원 정도 소요돼 획기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근무 환경도 개선됐는데 퇴비를 톤백에 담아내며 발생하는 먼지와 냄새를 제거하는 환풍 시스템도 추가된 것이다. 지금은 환풍과 정제 시설 덕분에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근무가 가능해졌다. 다른 지자체 관계자들이 방문해 감탄할 정도다.
김씨는 여기에 작은 비닐 조각도 더 섬세하게 걸러내고자, 추가적인 장치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처럼 정화된 퇴비는 냄새가 거의 없고 품질도 우수해 농민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다. 농민들에게 무상으로 배포되는 퇴비는 원예, 배추, 마늘 농사 등에 요긴하게 쓰인다. 
지난해에는 재고가 많이 남아서 224톤이 폐기됐지만, 올해는 73톤 생산에 70톤 이상이 벌써 소진됐다. 퇴비는 염분 성분이 규정보다 기준 이하로 검출되는 등 품질 검사도 통과했다. 
해남군 생활자원처리시설은 현재 톤백 포장 외에도 퇴비를 20~40kg 소포장으로 포장해 배포할 계획이다. 
환경시설관리팀 홍순근 팀장은 “이번 성과는 현장 직원의 창의성과 열정이 만든 결과다. 퇴비의 품질이 높아지면서 농가에서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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