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 모아 오리탕 회식
해남군장애인복지관 13명

해남군장애인복지관 이용자들이 ‘따로 또 같이! 건강해남’ 걷기 챌린지에 도전해 성공했다.
해남군장애인복지관 이용자들이 ‘따로 또 같이! 건강해남’ 걷기 챌린지에 도전해 성공했다.

 

 해남군장애인복지관 이용자들이 ‘따로 또 같이! 건강해남’ 걷기 챌린지에 도전해 성공했다. 
챌린지 참여자는 13명으로 장애인 9명과 보조인 4명이 한팀을 이뤘다. 대부분은 보행에 큰 어려움이 없는 이들이지만, 지팡이에 의지해 천천히 걷거나 중간중간 쉬어야만 걸을 수 있는 이도 있었다. 그럼에도 병원에 입원한 1명을 제외하곤, 12명이 모두 목표를 달성했다.
이번 단체 걷기 챌린지를 제안한 김민수(68)씨는 “다 같이 건강을 위해 걸어보자고 제안했더니, 생각보다 적극적이었다. 다들 의지를 가지고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팀원들은 해남군장애인복지관에 나와 정보화센터에서 컴퓨터를 배우거나 바둑을 두는 등 일상적으로 복지관에 모이던 이들이다. 
복지관 내 물리치료실 러닝머신과 자전거, 그리고 보건소 뒤편 둘레길이 이들의 주 무대였다.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이면 보건소 둘레길을 한 시간 정도 단체로 걷는다. 느린 걸음 탓에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팀원들은 어플로 서로의 걸음 수를 확인하며 자극을 받기도 했다. “몇 보 걸었어?”라는 물음이 인사가 됐고, 단톡방에서는 서로 응원과 격려를 주고받았다. 
걷기가 새로운 대화 주제가 돼 공감대를 형성한 셈이다.
단톡방에는 걸음수를 인증하거나, 걸으며 찍은 풍경, 셀카 등을 보냈다. 
특히 박정은(40)씨는 걸으며 찍은 풍경과 인증샷을 올리는 데 열심이었다. 마을길, 보건소 뒤 둘레길을 걸으며 만나는 풍경을 공유하는 게 즐거움으로 다가왔다. 
손성기(66)씨는 “함께 톡방으로 이야기하니 더 재밌게 걸었다. 걷기를 꾸준히 하니 뱃살도 빠지고 소화도 잘된다. 집에만 있으면 움직이기 싫어지는데 나와서 걸으니 기분도 좋아지고 몸도 가벼워졌다”고 말했다.
걷기에 재미를 붙이며 활력이 생긴 이들도 많다. 말이 적던 한 참여자는 말수가 늘고, 얼굴이 밝아졌다. 
참여자 대부분은 뇌졸중, 뇌전증, 청각장애, 치매 등 각기 다른 장애를 갖고 있다.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이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김민수씨도 암 수술 이후 보행이 불편한 상태다. 지팡이를 짚고 하루 8,000보를 채우기 위해 2시간30분 이상을 걸었다. 
김민수씨는 “8,000보를 걷기 위해선 열 번 정도는 쉬어야 한다. 그래도 나 자신을 위해, 건강을 위해 걷는다. 걷다 보니 체형도 달라지고 몸도 가벼워졌다”고 말했다. 
이들은 보상으로 받는 상품권 2만원씩을 모아 회식을 하기로 했다. 메뉴는 몸보신을 위해 오리탕으로 정했고, 그동안 걸으며 쌓인 이야기보따리를 맛있는 음식과 함께 풀 계획이다.
걷기 챌린지가 끝났지만, 이들의 걷기는 멈추지 않는다. 매일 걷고 있으며, 다음 챌린지도 함께 하자며 의지를 다지고 있다. 복지관 이용자들은 다음 단체 걷기에 우리도 함께 하고 싶다며 벌써부터 신청을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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