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무늬종 찾아 등산
마산면 화내리 박석정씨
마산면 화내리에는 비밀의 정원이 있다. 이 집에는 평범한 이름의 식물도 전혀 평범하지 않다. 은행나무, 예덕나무, 무궁화, 아카시아, 무화과, 참나무, 동백 등 어디서 볼법하지 못한 무늬종이다.
박석정(59)씨는 20년 전 처음으로 예덕나무 무늬종에 반해 무늬종의 세계에 입문했다.
그때부터 취미로 무늬종을 찾아 산을 오르고, 수집해 삽목, 접목을 해왔다. 그의 집에는 1,000여종의 무늬식물이 있다.
박석정씨에게 무늬종은 특별함이다. 매주 무늬종을 찾아 마산, 옥천 등 산을 오르는데, 그와 취미를 함께 해온 아내 김은정(54)씨는 무늬종을 찾는 전문가다.
보통의 무늬종은 자연적으로 도태되는데, 박씨는 산에서 찾은 무늬종을 하우스에서 번식해 관리해오고 있다.
박석정씨는 “산에서 특별한 무늬종을 찾았을 때는 희열이 있다. 무늬종의 매력에 빠지다 보니 벌써 20년 넘게 식물을 가꾸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직접 찾은 무늬종 중 가장 귀한 것은 ‘홍설’이다. 마삭줄 종류로 분홍색 잎이 나와 다양한 색감과 무늬를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박씨는 은적사 뒷산에서 이 홍설을 채취했고, 해남에서는 단 두 사람만이 번식을 하고 있다.
전국 마삭줄의 대가들도 이 홍설을 번식하고 싶어 그를 몇 번이나 찾아올 정도다.
그는 다양한 마삭줄을 수집했는데, 마삭줄 무늬종 50~60가지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 줄기 중간중간에 구슬이 달린 ‘구슬마삭줄’은 쉽게 보기 어려운 종이다. 은적사 골짜기에서 수집한 ‘초설’도 눈길을 끈다.
바람개비 모양의 꽃이 피는 마삭줄은 하얀 꽃이 펴 아카시아처럼 진하고 향긋한 꽃향기가 가득하다.
그에게 식물은 취미이자 즐거움이다.
돈벌이였다면, 금방 포기했을 수도 있지만, 지난 20년 동안 식물을 수집하고 기를 수 있었던 것은 나누는 즐거움 때문이었다.
동백과야생화 협회 회원인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무늬종을 회원들에게 아낌없이 나눈다. 나누는 즐거움이 있을 뿐만 아니라, 추후에 가지고 있던 식물이 죽더라도 나눔을 한 회원들에게 다시 받아 순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그동안 회원들, 전국 동호인들과 물물교환을 하며 순수 취미로 무늬종의 개체를 늘려왔다. 야생화 무늬종은 200종, 나무 무늬종은 50종, 동백은 50종 등 무늬종만 1,000여종이 넘는다.
손가락만 한 가지 하나를 삽목해 나무로 키우기까지는 수많은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 자귀나무, 산딸나무, 으아리, 창출, 향나무 등 다양한 종류들이 그의 손에서 길러졌다.
30년 넘게 설비업에 종사해온 가제트종합설비 대표인 박석정씨는 퇴근을 하면 매일 1~2시간씩 식물과 시간을 보낸다. 일요일에는 협회 회원들과 산으로 무늬종 수집을 떠나거나, 식물을 주제로 담소를 나눈다.
주소 : 마산면 마포동길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