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밤 마늘 생산량 감소
봄배추처럼 재해인정 요구

송지면 동현 마을 마늘밭, 평소 크기보다 절반 밖에 안 되는 마늘구가 수확되고 있다.
송지면 동현 마을 마늘밭, 평소 크기보다 절반 밖에 안 되는 마늘구가 수확되고 있다.

 

 이상기후로 봄배추에 이어 마늘작황도 비상이 걸렸다. 
현재 봄배추는 이상기후 현상에 의한 재해로 인정돼 지난 5월30일부터 피해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봄배추와 마늘 피해는 더운 낮에 비해 기온이 뚝 떨어지는 밤 저온 현상 때문이다. 이중 봄배추는 가격하락에 밤 저온현상으로 추대까지 발생해 피해가 큰 상황이다. 
현재 해남 봄배추 재배면적은 700ha로 지난해 290ha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김장배추 값 상승과 고랭지 배추의 작황 부진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란 심리에 재배면적이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봄배추 가격이 10kg한망당 4,000원까지 하락하자 출하를 포기하는 농가마저 생겨났다. 
다행히 최근 한망당 7,000원까지 가격이 회복됐지만 대신 이상기후로 배추에 추대가 발생하면서 가격 회복에 따른 덕을 보지못하고 있다. 
해남군은 이상기온에 따른 피해로 인정된 봄배추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여기에 이상기온으로 마늘의 구가 작아져 생산량이 떨어졌다며 마늘도 재해로 인정해 줄 것을 요구하는 농민들의 하소연이 나오고 있다.      
송지면 동현마을 마늘밭, 일반마늘에 비해 구가 커야 할 대서종이 평균에도 한참 미달한 크기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송지면 여러 마늘밭에서 나타나고 있다.
올해 마늘가격은 지난해 폭락했던 가격에 비해 많이 상승했다. 또 작황이 좋을 것이란 기대도 컸다. 그러나 밤의 저온현상이 지속되면서 잎이 누렇게 탈색되는 현상이 일어났고 이는 수확량 저하로 이어졌다.  
송지면 마늘농가들은 지난해 마늘 생산량이 평년대비 30%정도 떨어졌다면 올해는 작년 비해 10% 정도 더 떨어졌다고 말했다.
수확량이 감소하면서 상인들도 계약 당시와 달리 가격조정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땅끝농협도 계약재배 농가와 가격조정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2일자 제주도의 마늘가격은 kg당 4,500원 내지 3,100원에서 거래됐다. 마늘가격이 폭락했던 지난해 kg당 3,800원에 비해 높은 가격이다. 
해남 최대 마늘생산지인 땅끝농협은 매년 제주도 시세보다 kg당 100~200원 정도 비싸게 마늘을 수매한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수확량 감소로 가격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마늘농가들은 기후변화에 따른 저온병 피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농가 중에는 친환경 생분해 비닐의 문제도 지적했다. 보온역할을 할 생분해 비닐이 일찍 분해돼 저온병 발생을 부추겼다는 주장이다. 
이에 해남군은 올해 생분해 비닐과 일반비닐과의 피해 차이를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며 다만 올해 파종될 마늘의 경우 생분해비닐 업체를 다른 업체로 변경하고 농민들에게 더 두꺼운 비닐로 선택할 수 있도록 권장하겠다는 입장이다. 
해남군농업기술센터는 마늘피해가 보고됨에 따라 현지 피해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마늘재배는 농촌의 고령화로 갈수록 면적이 줄어들고 있다. 이에 땅끝농협은 파종과 수확에 필요한 기계를 도입, 일손을 돕고 있다. 그러나 기후위기에 따른 피해가 마늘농사까지 확대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저작권자 © 해남우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