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원/탑영어학원 원장
이구원/탑영어학원 원장

 

 21대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했다. 한국은 다시금 변화의 기로에 섰다. 잃어버린 3년인가! 한국 사회는 많은 부분이 망가졌다. 이젠 상식과 정의가 통하는 사회로 재건해야 한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빨리빨리 민족인 우리는 문제점들을 빠른 속도로 해결할 것으로 확신한다.
지금 대한민국이 직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는 인구감소와 지방 소멸이다. 점차 인구가 감소하다 보니 작년엔 0.7%대의 출생률을 보였다. 앞으로 이런 식으로 나아가면 대한민국은 소멸할 것이다. 하지만 그 가능성은 적다. 이미 몇 차례 글을 통해 다룬 바 있다. 왜 인구가 줄어들까? 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나름 내린 결론은 인간도 동물이란 것이다. 동물들은 새끼를 낳기 좋은 곳과 때를 가려서 낳는다. 지금 한국 사회는 젊은 사람들이 자식들을 양육하기 힘든 곳으로 인식하고 있을지 모른다. 본능적으로 말이다. 진화생물학에서는 생존 환경이 불안정하거나 새끼의 생존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될 때, 번식을 회피하거나 지연하는 경향을 ‘조건부 번식 전략(conditional reproductive strategy)’이라고 한다. 
포유류인 인간 역시 자식에게 안정된 환경을 제공할 수 없을 때 본능적으로 출산을 꺼리는 경향이 있으며, 현재 2~30대들은 자신의 부모님 세대인 1차, 2차 베이비붐 세대의 격렬한 경쟁을 보고 자랐으며, 자신들도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 한국 사회에서 무한 경쟁과 불확실성을 경험했다. 그 때문에 출산을 꺼리고 있는지 모른다.
출산율 회복에 성공한 대표적 사례는 프랑스다. 프랑스는 1990년대 후반 출산율이 1.6%까지 떨어지자 비상상황으로 인식, 모든 대책을 마련했다. 단순한 현금 지원에 그치지 않고, 공공 보육 시설을 확충하고 직장 내 육아휴직 확대, 직장과 육아의 병행이 가능하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했다. 특히 세 자녀 이상 가정에 대한 세제 혜택, 소득세 감면 등 사회 전체가 아이를 낳아도 삶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믿음을 심어줬다. 그 결과, 프랑스는 2010년대 초반까지 출산율을 2.0% 가까이 회복했다. 국민이 국가를 신뢰하고, 아이를 낳아도 삶이 지속된다는 믿음을 가진 사회는 출산율이 오를 수밖에 없다.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나는 우리나라 인구도 다시 증가세로 전환되는 시점이 올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출생률이 급격하게 감소했던 2002년생 이후 세대가 사회에 진출하고, 1·2차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는 2030년 이후가 그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해남도 인구소멸위험 지역으로 지정됐으며, 10년 전 8만명이 넘던 인구는 현재 약 6만명 수준까지 줄었다. 감소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당장은 인구 증가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해남군이 추진 중인 청년 공공임대주택 사업, 양질의 청년 일자리 제공, 창업 지원 등의 정책이 청년들에게 ‘해남에서의 삶’이 나쁘지 않다는 꿈을 심어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근 행정적으로 ‘생활인구’ 개념이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생활인구란 단순 주민등록 인구가 아닌, 직장이나 여행 등으로 지역에 체류하며 경제·문화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포함한 개념이다. 생활인구를 늘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에 양질의 일자리가 많아야 한다. 해남은 지금 소멸할 것인가? 살아남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청년에게 꿈을, 외지인에게는 체류할 이유를 만들어 준다면 해남의 미래가 결코 어둡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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