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의 손주빵 프로젝트
북평서 첫 선, 매월 진행

손주빵 프로젝트로 지난 6월7일 북평면 5개 마을 어르신들에게 청년들이 빵을 대접하며, 안부를 묻는 시간을 가졌다.
손주빵 프로젝트로 지난 6월7일 북평면 5개 마을 어르신들에게 청년들이 빵을 대접하며, 안부를 묻는 시간을 가졌다.

 

 북평면 마을 노인정에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다. 노란 버스를 타고 온 청년들은 바구니 가득 빵을 담아 어르신들 앞에 내놓았다. “이거 손주들이 만든 빵이에요.” 
지난 6월7일, 북평면 오산마을을 시작으로 이진, 산마, 평암, 남전마을까지 다섯 마을에 ‘손주빵’이 배달됐다. 
하루 전날인 6일에는 해남매일시장 2층 청년몰에 위치한 베이커리 ‘오늘하루’에서 빵을 만들고 포장하는 작업이 이뤄졌다. 
쑥으로 만든 파운드케이크와 카스테라, 크림빵, 인절미 초콜릿까지 어르신들의 취향을 고려해 다양한 빵들이 준비됐다.
‘손주빵’ 프로젝트는 제과제빵사 ‘오늘하루’ 오은별씨가 기획했다. 베이킹 클래스를 운영하는 그는 ‘시골 어르신들이 사는 마을에서는 빵을 접하기 쉽지 않다. 신선식품을 접하기 어려운 식품사막에 놓여있고 고령화되는 면 단위 마을에 빵을 함께 나누면 어떨까?’라는 고민을 했다. 
그 질문에서 시작된 고민은 청년들과의 협업을 통해 작지만 의미 있는 실험으로 번졌다. 북평면 주민자치회 청년교육분과, 북평면2030, 모닥모닥이 손을 잡았다.
프로젝트는 단순한 음식 배달을 넘어서 청년과 노인 간의 새로운 관계 맺기 실험이었다.
북평면에는 농어축산업 가업에 종사하거나 귀촌한 북평 청년 40명이 ‘북평면2030’으로 활동하고 있다. 각 마을에 살고있는 2030 청년들이 빵을 나눠드리며 안부를 묻고, 어르신들은 청년들을 격려하는 시간이 됐다. 
“평암에 사는 청년 아시지요? 이 빵은 명철이가 쏘는 거예요.” 
마을에 사는 청년들이 어르신들에게 마음을 담아 대접하며, 청년들의 설 자리를 더욱 넓혀가는 의미도 담고 있다. 
빵은 곧 안부이자 돌봄이었다. 해남읍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과점 접근성이 떨어지는 북평면 어르신들에게 ‘손주빵’은 그 자체로 반가운 음식이자 문화였다.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이 빵이 다시 온다면 좋겠다는 요청도 이어졌다. 
오산마을 백춘자(83) 어르신은 “빵을 좋아하는데 가게가 없으니 자주 먹지는 못한다. 쑥이 들어간 게 제일 맛있고 크림빵도 입맛에 맞다”며 “우리 청년들이 오니 얼마나 보기 좋은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 짧은 방문 안에는 서로가 서로를 기억하고 있다는 따뜻한 안부가 담겨 있었다.
손주빵 프로젝트팀은 농어촌협약지원센터와 농촌개발추진단 등 관계기관과 협업으로 어르신들을 만나는 횟수를 늘려갈 방침이다. 이어 7월부터 매달 배달을 이어갈 계획이다.
또한 농업에 종사하는 청년들이 키운 농산물을 부재료로 넣는 베이킹 작업을 통해, 청년들에게 농산물 가공의 기회도 제공할 예정이다.  
오늘하루 오은별 대표는 “청년들과 마을 어르신들에게 건강빵을 배달해드리며 안부를 묻고, 소통하는 시간이 값지다”며 “더 건강한 빵을 만들기 위해 쌀가루 등을 사용해볼 계획이며, 청년들이 직접 농사 지은 농산물을 활용해 가공 빵 만드는 시도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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