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석산자연휴양림 직원들
집 나간 남원이 때문에 진땀
지난 7월12일 흑석산 자연휴양림에 거주하는 가장 많이 나이먹은 18살 남원이가 둥지를 청소하는 사이 몰래 집을 나갔다.
지난 2001년 초 일본원숭이 한 마리가 흑석산에서 관광객들을 괴롭히며 헤집고 다니는 일이 일어났다. 영암군 학산면의 놀이공원을 탈출한 원숭이가 약 7km가 떨어진 흑석산을 점령한 것이다.
그런데 등산객들에게 먹이를 달라며 어찌나 신경질을 부리던지 2006년 10월 갖은 노력 끝에 붙잡았다.
그리고 이름을 해남이라 지어주며 경기도에까지 보내 3개월 간의 순화교육도 받게 했다. 이후 남원군에서 야생으로 살다가 붙잡힌 남원이랑 2007년 1월부터 가학산 자연휴양림에서 살림도 차려줬다.
해남이와 남원이는 금슬이 어찌나 좋았던지 2009년 딸 해순이를 출산하고 2013년과 2014년에도 또 새끼를 낳았다. 딸인 해순이도 2014년 새끼를 낳으며, 그렇게 그렇게 해남이 자손들은 번성해 지금은 11마리의 대가족이 됐다. 해남이는 이후 남원이를 남겨두고 먼저 세상을 떠났다.
먼저 떠난 해남이가 그리웠던지 남원이가 지난 7월10일 관리인이 둥지를 청소하는 사이 집을 나가 버린 것이다.
남원이가 몰래 집을 나갔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흑석산자연휴양림 직원들은 일손은 접은채 남원이를 찾아 흑석산을 헤맸다. 밤에 야근까지 서가며 남원이를 목청껏 불렀지만 시늉도 않던 놈이 이튿날이 되자 배가 몹시 고팠던지 산에서 내려왔다.
이에 직원들은 집에 들어가자며 제일 맛있는 바나나를 건네며 꼬시고 꼬심을 반복했지만 남원이는 좀처럼 응할 마음이 없었다. 꼬심에 지친 직원들은 급기야 119에 신고, 도움을 청했다.
119 대원들이 오자 남원이 꼬시기 합동작전이 다시 시작됐다. 그리고 드디어 남원이는 바나나의 끌림에 못이겨서인지 합동작전에 밀려 집으로 쑥 들어갔다.
이틀만에 남원이가 집으로 돌아오자 직원들도 정상 퇴근을 하게 됐다.
흑석산자연휴양림 관계자는 남원이 때문에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었다며 다행히 집으로 돌아와 한숨 놓게 됐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