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비·국도비 들여 도입
충전소 전력공급 문제

해남경찰서 맞은편에 저상 전기버스 8대가 주차돼 있지만 충전소 전력 공급이 지연되면서 장기간 운행이 지연되고 있다.
해남경찰서 맞은편에 저상 전기버스 8대가 주차돼 있지만 충전소 전력 공급이 지연되면서 장기간 운행이 지연되고 있다.

 

 해남군이 저상버스 의무도입 시행에 따라 전기 저상버스 8대를 구입했지만 충전소 인프라 구축과 노선 여건 개선이 뒤따르지 않아 운행이 지연되고 있다. 전기 저상버스는 중형으로 25인승이며 휠체어 좌석도 마련돼 있다. 
해남군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7월, 대당 3억4,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전기 저상버스를 도입했다. 차량 한대당 군비 9,000만원과 국·도비 보조금 1억원을 투입, 전기버스 보급 확대와 교통약자를 위한 친환경 교통망 구축이라는 목표 아래 추진됐다.
저상버스는 차체 바닥이 낮아 노약자나 장애인의 승하차 접근성이 뛰어나고, 기존 내연기관 버스보다 소음과 진동이 적어 승차감이 우수하다. 전기 모터를 사용하는 만큼 대기오염물질과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친환경 교통수단이라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정작 차량은 도입했음에도 도로에 투입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충전 인프라의 부재다. 
해남군은 해남경찰서 앞 부지에 전기버스용 고압충전기 설치를 위한 기초 공사를 마쳤지만, 아직 전력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충전소가 가동되지 않고 있다. 전국적으로 이와 관련된 공사가 밀려 있기 때문이다.  
일반 전기승용차용 저압 충전기와 달리 전기버스는 대용량 배터리를 빠르게 충전할 수 있는 고압 전력 공급 장치가 필수다. 이로 인해 주차부지는 완공됐지만 실질적인 운행은 불가능한 상태다.
노선 여건도 문제다. 저상버스는 차량 하부가 낮은 만큼 도로의 방지턱이 높으면 차량 파손이나 사고 위험이 커진다. 해남군은 현재 노선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며, 방지턱 개선도 병행해 나갈 방침이다.
해남교통 관계자는 “현재 노선 개편이 한창 진행되고 있고, 개편 시점에 맞춰 전기버스 운행을 시작할 예정이다”며 “안정적인 운행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충전소 전력 공급과 도로 환경 개선이 선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겨울철 운행 한계도 제기되고 있다. 전기버스는 겨울철 배터리 성능이 급격히 저하되는데다 히터 등 보조 장치 가동으로 인해 주행거리가 줄어든다. 
이에 해남교통은 운행 초기 비교적 단거리 노선 위주로 전기버스를 배치할 계획이다.
전기 저상버스 도입에 대한 군민들의 기대는 높다. 조용한 운행, 쾌적한 승차감, 환경적 이점 등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운행 개시를 위해서는 충전 인프라 완공과 도로 구조 개선 등 기술적·행정적 준비가 시급한 상황이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지난 2023년 교통약자의 이동권 강화를 위한 5년간의 국가 정책 방향 및 추진계획을 담은 제4차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계획을 확정·고시했다. 또 국토교통부는 2026년까지 저상버스 도입률을 62%까지 높인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에 시내·농어촌·마을버스 대폐차시 저상버스를 의무로 도입해야 한다. 다만 장거리 운행인 시외버스는 제외 대상이다. 
저상버스 도입 활성화에 따라 저상버스 운행에 적합하지 않은 도로 개선도 과제로 떠올랐다. 노약자가 주로 이용하는 군내버스가 저상버스로 바뀌면 이용편의가 높지만 해남도로 곳곳의 방지턱이 문제로 남는 것이다. 
이에 해남군은 저상버스를 시험 운행하면서 도로를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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