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목공사에 획일적 공사
추진이유부터 설명해야
관리도 안된 쌈지공원이 허다한데 14개 마을에 또 조성하겠다는 마실정원을 추진해야하는지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해남군은 지난해 특색있는 ‘정원도시 해남’ 초석을 마련하겠다며 읍면별로 신청을 받아 14개 읍면 각 1곳씩, 14개 마을을 선정했다. 그러나 마실정원은 주민들에 의해 추진되는 사업이 아닌 해남군이 설계부터 공사발주까지 도맡아 하는 대표적 토목공사로 전락했다.
예산 부족으로 주민들의 숙원사업도 받아들이기 힘든 해남군이 갑자기 마실정원을 들고 나온 점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비판이다. 철저히 업자들을 위한 사업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된 것이다.
14개 마을의 마실정원은 마을정원의 시범사례를 만들고 이를 통해 지역 공동체 함양 및 농어촌 정주여건을 개선하겠다는 목표로 출발했다. 그러나 정작 마실정원을 조성하는데 주민들은 없다. 설계 때 어떤 정원을, 어떤 나무를 심었으면 한다는 주민들의 의견 반영이 고작이다.
모 마을 이장은 “마실정원을 조성한다고 해 응모한 결과 우리마을이 선정됐다. 그때만 해도 우리마을에 필요한 정원은 어떤 내용으로 담아야할까 고민도 하며 들뜬 마음이었다. 그러나 이제와서 보니 주민주도형 사업이 아닌 해남군이 발주하고 공사도 진행하는 사업이었다”며 허탈해 했다.
해남군이 공동체 함양이라는 당초 목표에 한참 벗어난 마실공원이 된 것이다. 또 각 마을당 5,000만원이라는 획일적인 예산 배분도 문제이다.
모 마을 이장은 “해남군이 발주하는 사업은 민간보조사업보다 훨씬 많은 예산이 들어간다. 특히 마실정원은 조경분야이기에 5,000만원으로 설계치고 나무 몇 그루, 조경석 등을 설치하면 끝이 나는 허무한 사업이다”고 말했다.
해남군은 각 마을에 맞는 특색있는 마실정원을 조성해 정원도시 해남의 초석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정작 설계는 한 회사가 맡아 추진 중이다. 14개 마을주민들의 의견을 들어 설계를 한다고 하지만 모양만 다른 쌈지공원이 탄생될 것이란 비판이 이는 이유이다.
해남군의 일방적인 사업 추진도 문제이다.
모 주민은 14개 읍면 주민자치위회는 매년 주민총회를 통해 시급히 해결해야할 의제를 선정한다며 이러한 주민자치 시대에 행정주도형 마실정원이 추진된다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는 사업이라고 비판했다.
해남군은 마실정원을 조성하기 전에 각 마을에 조성된 쌈지공원 등이 제구실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검토부터 했어야 한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현재 마실정원은 설계 중에 있으며 올해 말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총예산은 7억, 각 마을당 5,000만원이 들어간다.
‘정원도시 해남’ 초석을 마련하겠다며 거창하게 출발한 마실정원, 또 하나의 토목공사의 탄생을 목전에 두고 있는 지금, 마실정원 사업을 왜 하는지 군민들에게 설명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