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는 수도권과 멀리 떨어진 지역을 우선 개발 대상으로 삼겠다는 것을 정책으로 삼고 있다.
그래서 서울로부터 가장 먼 해남은 이 정부 들어서 기회의 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해남군도 농어촌수도를 목표로 여러 정책을 만들어가고 있다.(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은 없지만)
또 솔라시도를 중심으로 기업, 자족도시를 꿈꾸고 있으며, 최근에는 RE100 국가산단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이 모든 게 다 성공하기를 기원한다.
해남으로 귀촌한 지도 10년이 지났다. 귀촌할 때만 해도 해남 인구는 8만을 거뜬히 넘고 있었는데, 지금은 6만 명 선도 위태로울 정도로 인구가 줄었다.
최근 해남군의 발표를 보면 1년 예산도 1조 넘게 쓰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군의 경제 규모가 커졌다는 것을 의미하고 지금도 많은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해남군은 솔라시도에 인구 3만 명의 첨단 관광 자족도시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해남읍 내의 모습을 보면 꾸불꾸불한 도로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상가들, 공터만 나면 어김없이 주차장으로 바뀌는 것을 보고, 해남군은 과연 해남읍에 대한 장기 도시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그 의문에 대한 답으로 해남우리신문(7월4일 자)을 보면 아예 도시계획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남외, 고도 지구가 설정되었었는데 개발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유효기간이 곧 만료된다고 한다.
기초자치단체도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년 장기계획을 수립하고 5년 마다 재검토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물론 해남군도 2020년에 2035년 해남군 기본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하지만 이건 해남군을 권역별로 나눠서 개발한다는 계획이지 정작 해남읍 자체에 대한 구체적 청사진은 빠져 있다.
해남읍내가 어떻게 확장될지는 해남 지도를 펴보면 위쪽은 산으로 막혀있으니 도시가 타원형 형태로 확장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어차피 인구소멸지역인데 무슨 도시계획이 필요하냐’는 안일한 접근을 하는 건 아닐까? 개발 인허가 역량을 솔라시도에만 집중하다 보니 해남읍은 도시계획 수립이 더 어려워진 모양새이다. 과감한 수정이 필요할 때이다.
자료에 따르면, 1966년 해남군의 인구는 약 22만 명이었으나 2025년 4월 기준 6만2,000여 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해남읍의 인구는 그때나 지금이나 2만3,000~2만5,000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게 무엇을 의미할까? 면 단위 인구를 계속 해남읍이 흡수하고 있다는 의미이고, 예전보다 자동차 숫자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증가했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해남읍이 주차장으로 바뀌는 건 당연하고, 장차 농어촌수도를 꿈꾼다는데 그곳은 또 어디에 집중하겠다는 건지?
결과적으로 해남군은 해남읍의 자생적 확장을 수십 년째 억제하며 다른 위성도시 조성에 주력해 온 듯하다.
물론 제대로 된 도시계획하에서 하고 있다면 할 말이 없다.
해남군의 중심인 해남읍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장기 도시계획을 수립하고 전남개발공사 등과 협력해 실현 가능한 그림을 그려주길 바란다.
신도심처럼 쭉 뻗은 넓은 도로, 잘 구획정리된 중심상업지역의 한 선술집에서 기분 좋게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