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투쟁 전초기지로
의병‧승려 29명 순국 현장
대흥사 산내 암자인 심적암지가 전라남도 기념물로 지정됐다.
심적암지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지난 8월14일 ‘해남 심적암 항일의병 전적’ 명칭으로 지정이 예고됐다.
조선군대의 해산으로 촉발된 해남 의병활동의 근거지는 두륜산과 달마산 일대였다.
이에 일본은 호남의병 대토벌작전을 전개하는데 이에 맞서 의병들은 1909년 7월, 연합부대를 형성해 완도에 유배 온 황준성을 대장으로 추대하고 미황사에서 전열을 가다듬는다. 그리고 산악 게릴라전을 벌이기 위해 1909년 음력 7월8일 대흥사 심적암에 당도했다.
그러나 의병들의 이동노선이 발각되면서 다음날 새벽 4시 일본 토벌대의 기습을 받아 전멸했다.
대흥사 심적암 전투에 대해 일본경찰문서 전남 폭도사는 이렇게 적고 있다. ‘1909년 음력 7월8일 밤, 해남수비대장 오시하라 대위 이하 22명, 경찰관 3명, 헌병 4명이 적도 토벌을 목적으로 대흥사로 출동했다.
1909년 7월9일 오전 4시 절을 포위 공격했는데 적도는 깊이 잠들어 있었기 때문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가 전멸했다. 적 22명을 죽이고 8명을 포로로 잡았다’.
이 전투에서 의병 24명과 승려 5명이 희생당하고 사찰은 전소됐다.
심적암은 불교계 무장투쟁 유적으로서 역사적·학술적으로 매우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
해남군은 2019년 발굴 조사와 사료 연구를 통해 건물지 3동과 우물지 1동, 문지 1곳을 확인하고 심적암지가 수행도량에서 항일 의병 전적지로 변화한 과정을 밝히기도 했다.
김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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