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거리 노선 우선 투입
주행 도로 개선 과제
해남군이 도입한 전기 저상버스가 드디어 도로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9월4일 시운전을 시작한 전기 저상버스는 이르면 이번 달부터 해남 전역을 달리게 된다. 우선은 배터리 소모 시간과 충전 효율성을 고려해 단거리 구간부터 운행을 개시하고, 문제점을 파악한 뒤 순차적으로 노선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전기 저상버스는 중형 25인승 차량으로 휠체어 좌석까지 마련돼 있어 교통약자 이동권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7월, 해남군은 대당 3억4,000만원을 투입해 총 8대를 도입했다. 이 중 군비 9,000만원과 국·도비 보조금 1억원이 지원됐으며, 군은 ‘친환경 교통망 구축과 교통약자 배려’를 핵심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저상버스는 차체 바닥이 낮아 노약자나 장애인의 승하차 접근성이 뛰어나고, 내연기관 버스보다 소음·진동이 적어 승차감이 좋다. 무엇보다 전기 모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대기오염물질과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노선 여건은 여전히 과제다. 저상버스 특성상 차량 하부가 낮아 방지턱이 높은 도로에서는 파손 위험이 크다. 군은 시험 운행을 통해 취약 구간을 점검하고, 방지턱 개선을 포함한 노선 개편을 동시 추진 중이다.
해남교통 관계자는 “안정적인 운행 여건을 위해 도로 구조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며 “초기에는 단거리 노선에 배치해 문제점을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겨울철 배터리 성능 저하도 운행 변수로 꼽힌다. 난방 장치 가동 시 주행거리가 줄어드는 만큼, 군은 실제 상황에 맞춘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군민들의 기대감은 크다. 조용하고 쾌적한 승차감과 친환경 교통수단으로서의 가치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군은 시운전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토대로 노선을 확대하고, 도로 환경을 보완해 본격적인 전기버스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오는 2026년까지 저상버스 도입률을 62%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으며, 이에 따라 농어촌버스를 포함한 지역 대중교통의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해남군 역시 이번 전기 저상버스 도입을 계기로 교통약자 친화적이고 지속 가능한 교통망을 구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