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슬경기장 너무 어두운데
유독 군민들에겐 인색

야간에 운동 나온 주민들이 어둠이 무겁게 내린 우슬경기장 트랙을 뛰고 있다.
야간에 운동 나온 주민들이 어둠이 무겁게 내린 우슬경기장 트랙을 뛰고 있다.

 

 폭염이 이어지고 밤이 짧아지면서 야간 운동을 찾는 군민들이 늘고 있지만, 우슬경기장은 여전히 어둡다. 어두운 탓에 달리는 사람들간 부딪히는 일도 일어난다.
해남군이 걷기 운동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전국적으로 달리기 열풍이 확산되면서 저녁 시간 우슬경기장을 찾는 인구도 늘고 있다. 그러나 야간에 운동장이 너무 어두워 안전문제마저 제기되고 있다. 
저녁 8시가 넘으면 우슬경기장에는 하루 40~50명의 주민들이 모여 걷거나 달리기를 한다. 그러나 조명이 충분치 않아 일부 트랙 구간은 가시거리가 거의 확보되지 않을 정도로 어둡다. 읍 해리 한 주민은 “깜깜한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달리다 보니 서로 부딪히는 사고도 있었다”며 “사고 위험이 커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지훈련 선수들은 밤늦게까지 환한 조명 아래에서 운동할 수 있는데, 정작 군민들은 어둠 속에서 달려야 한다”며 “많은 군민이 이용하는 공간인 만큼 특정 시간대라도 조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해남군은 조명 가동의 어려움을 전력 비용 문제로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우슬경기장 야간조명을 켜려면 주 전원을 모두 가동해야 해 전력 소비가 매우 크다”며 “상시 점등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경기장 바깥쪽 어두운 구간에 대한 추가 조명 설치는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 전력 소모량을 따져보면 그 부담이 크다. 중형 대운동장에서 스탠드 2개에 각각 30구, 총 60구의 조명을 1.5kW급으로 가동하면 한 시간에 90kWh, 두 시간만 켜도 180kWh가 소모된다. 전기요금으로 환산하면 약 2만7,000원이다. 만약 2kW급 조명을 쓸 경우 두 시간에 240kWh, 약 3만6,000원이 소요된다. 단시간 점등에도 상당한 비용이 발생하는 셈이다.
그러나 우슬경기장이 애초 군민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조성된 공공 체육시설임을 감안할 때, 비용 논리만으로 군민들을 설득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포츠 마케팅과 외부 행사 유치에 집중하는 동안 정작 군민들의 이용 편의성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불만인 것이다. 
군민 안전을 지키면서도 효율적인 전력 사용과 시설 운영을 위한 지혜로운 조율이 필요한 시점이다. 야간 운동을 위해 우슬경기장을 찾는 주민들이 늘어나는 만큼, 최소한의 안전 조도 확보와 접근성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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